내달 1일 부터 국경 간 환적항 사용

지린·헤이룽장 성 물류난 해소 기대

극동 파이프라인 통한 가스 공급도 승인

中,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권 165년만에 획득…중러, 극동지역서 밀착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전경 [타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대항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보크토크 항구 사용권을 165년만에 중국이 되찾았다.

지난 15일 홍콩밍바오와 글로벌타임스 등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다음달 1일부터 중국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환적항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바다를 접하지 않은 이들 지역은 중국 경제 핵심 지역인 동남부 지방으로 화물을 보내려면 랴오닝성 다롄항을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다롄항과의 거리가 1000㎞에 달해 운송비 부담은 물론, 화물 철도 병목 현상 등에 시달렸다.

반면 블라디보스토크항은 헤이룽장성 수이펀허, 지린성 훈춘 등 주요 도시와 200㎞ 이내 거리에 있어 운송비와 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한때 북한 나진항을 이용해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지역의 물류난을 해결하려고 시도했지만 북핵 사태에 따른 유엔 제재로 나진항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번 조치로 나진항을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대체하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번 조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국빈 초청해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블라디보스토크 항구가 중국 무역 시스템에 참여하는 것은 수년 동안 이어진 중러 무역협력의 진전을 보여주는 예”라며 “중국과 러시아 간 높은 수준의 전략적 상호 신뢰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1~4월 중국과 러시아 간 양자 교역액은 73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3% 급증했다. 러시아 관세청에 따르면 연초 이후 중러 국경을 통과하는 도로 검문소를 통과한 차량은 7만5000대를 넘어서면서 도로 기반 화물 운송량이 전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러 양국의 극동지역 전략적 협력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전날에는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극동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한 정부 간 협정을 승인했다.

지난 1월 체결된 극동 파이프라인 계약은 러시아 달네레첸스크 시와 중국 헤이룽장성 후린시 인근 우수리강을 가로 지르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가스를 공급하게 된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미슈스틴 총리는 “중러 간 에너지 협력은 전략적인 성격을 가지며 극동 파이프 라인을 통한 가스 공급 협정은 양국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말했다.

송 쿠이 현대 중러지역 경제연구소 소장은 “중러 양국은 극동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 파이프라인, 철도, 농업 및 식품 가공 산업과 관련된 협력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