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위 10개 대학, 수능 4등급도 간다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의대 쏠림 현상과 통합수능, 학령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서울권 상위 10개 대학의 입학 문이 넓어졌다. 인문계 정시에서는 수능 4등급까지 주요 10개 대학 합격선에 든다는게 입시 업계의 분석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등 일반전형 기준 정시 합격선을 보면 인문계는 국어영역, 수학영역, 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70% 커트라인 기준으로 2020학년도부터 3년 연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학년도에는 주요 10개대 평균이 94.4점이었는데, 2021학년도는 94.2로 떨어지더니 2022학년도는 91.0까지 낮아졌다. 자연계 역시 2020학년도 93.4점에서 2021학년도 93.1, 2022학년도 92.8점으로 낮아졌다.

일명 SKY라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만 놓고 봐도 최근 3년 연속으로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정시 합격선이 하락하는 추세다. 서연고 인문 국수탐 백분위의 평균 합격선(상위 70%컷 기준)은 2020학년도가 96.6점, 2021학년도 96.4점, 2022학년도는 92.7점으로 하락세를 보인다. 자연계열 역시 2020학년도 95.0점, 2021학년도 94.6점, 2022학년도 94.4점으로 하락세다. 특히 수학에서 서연고 백분위 평균 합격선은 인문계열은 2020학년도 98.9점, 2021학년도 97.3점, 통합수능 이후인 2022학년도에는 94.5점으로 하락했다. 이를 두고 종로학원은 2020학년도에는 백분위 점수 98.9점이 상위 1.1%에 들어오는 학생이 합격선이었다면 2022학년도에는 94.5점으로 상위 5.5%까지 합격 범위가 확대된 것이라 설명했다. 100명 중 1등만 합격선에 들다가 2022학년도에 6등까지로 합격선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의 인문계열 70% 커트라인 합격선은 2020학년도에 주요 10개 대학 모두 최소 2등급 이내였다. 2022학년도에는 일부 대학에서 평균 합격선이 3등급으로 넘어가기 시작했고, 이제 4등급대 학생까지도 주요 대학 진입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 지난해 수능을 치르고 입시를 겪은 수험생들의 결과는 이달 말부터 발표된다.

합격선 하락의 배경으로는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통합수능으로 인한 수학격차,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 등이 꼽힌다. 자연계열은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로 몰리고, 이과의 ‘문과침공’이 가능한 통합수능의 구조를 이용해 문과로 교차지원하면서 합격선이 낮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능 고득점 학생들은 최근 수시에서 비교과 영역 반영 축소에 힘입어 수시에 대거 합격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 쏠림 현상, 의학계열 상위권 쏠림 등으로 서연고 및 주요대 인문, 자연 모두 정시 합격선은 낮아지고 있는 양상”이라며 “2024학년도 입시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