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태국 청산가리 연쇄살인' 피해자가 최소 1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현지 정부는 청산가리 관련 규정을 강화하겠단 입장이다.
8일 태국 현지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청산가리를 사용해 연쇄 살인한 혐의로 체포된 사라랏 랑시유타뽄(여·36)이 최소 14명을 살해했다. 피해자 1명은 간신히 목숨을 구해, 관련 피해자는 현재까지 15명으로 늘었다.
용의자 사라랏은 랏차부리주(州) 매끌롱강 강둑에서 쓰러져 사망한 32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25일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시신 부검 결과 체내에서 청산가리 성분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라랏 집에서 실제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청산가리가 발견됐다. 사라랏은 피해자의 귀중품도 훔친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그가 피해자 음식에 청산가리를 타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라랏은 이번 살해 혐의 외에도 또 다른 10여건의 독살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당초 경찰은 사라랏을 상대방의 재산을 노려 9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했으나, 숨진 피해자가 최소 14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공범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 용의자의 전 남편인 경찰 간부가 수사선상에 올랐고 청산가리 구매자들도 경찰에 대거 소환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사용한 것과 동일한 청산가리를 구매한 100여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했으며, 이 중에는 태국 여배우 쁘리차야 뽕타나니콘도 포함됐다.
당국은 청산가리 판매 규정을 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산가리는 태국에서 생산되지는 않지만 14개 업체가 수입하고 있다. 현재 규정상 청산가리를 100㎏ 이상 보유한 매장은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당국은 청산가리 구매 시 명확한 용도를 기재하도록 하고, 온라인 판매를 제한할 계획이다.
한편, 전날 경찰에 출석한 쁘리차야는 애완견을 공격하는 파충류를 제거하기 위해 청산가리를 구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