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12년 만에 美 국빈 방문

4월 말 바이든 美 대통령과 회담

경제안보 현안 등 집중 논의될 듯

“韓기업 불이익 없도록 최전선에”

4월말 한미정상회담…주요의제는 반도체법-IRA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차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월 말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12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선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국내 경제와 직결되는 현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8일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다음 달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주요 경제안보 현안으로 미국의 반도체법과 IRA 등을 꼽고 있다. 해당 정책들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 전기차·반도체·바이오 등 핵심 수출기업들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이 부분(반도체)에 대해서도 국민으로서 큰 불이익이 없도록 대통령께서도 적극적으로 최전선에 나서실 것”이라며 “다만 워낙 미국 쪽에서도 반도체에 관한 국가전략산업으로서의 블로킹이 워낙 세기 때문에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반도체법’과 ‘IRA’ 등 경제안보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아무래도 반도체에 대한 어필을 할 것 같고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논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무래도 현 정부에서 경제, 비즈니스 쪽을 굉장히 강조를 하고 있는데, (미국의 반도체법·IRA 등은) 동맹이지만 좀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국제관계학자는 “미국은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우리가 자기들을 도와주길 바라고, 동시에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 때문에 투자해 달라는 얘기를 많이 할 것”이라며 “그게 가장 바이든이 우리한테 제일 관심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역시 반도체법, IRA 등에 따른 한국 기업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우리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고 한미간 경제적 교류를 더 활성화하기 위해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해 필요한 조치를 모색하기로 했다”고 했다. 앞서 김 실장은 방미길에 오르면서도 “경제 안보 현안, IRA를 비롯해 반도체법들, 이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한미 양국이 동맹관계이긴 하지만 경제 안보 차원에서 어떤 플러스·마이너스가 있을지 하나하나 짚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내달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미는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로 한국 정상으로는 7번째이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두 번째로 미국을 찾는 국빈이 된다.

통상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은 의전 수위를 기준으로 국빈방문(State Visit), 공식방문(Official Visit),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 등 형식으로 나뉘게 된다. 미국 정부는 올해가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에 맞춰 최고수준 예우인 국빈 자격으로 윤 대통령을 초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 수준의 예우인 국빈 방문은 통상 의장대 사열, 공식 환영식, 예포 발사, 의회 연설, 국빈 만찬, 고위급 환영·환송식이 진행된다.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공식방문이었지만, 박진 외교부 장관이 영접하면서 국빈급 의전으로 예우했다.

통상 정상의 해외 국빈 방문은 재임 중 단 한 번 이뤄진다. 현재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한 한국 정상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이다.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의 국빈 방미 사례는 ▷1954년 이승만 대통령 ▷1965년 박정희 대통령 ▷1991년 노태우 대통령 ▷1995년 김영삼 대통령 ▷1998년 김대중 대통령 ▷2011년 이명박 대통령 등 총 6차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