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의 날 53년만에 대통령 참석
윤석열 대통령은 3일 “과거의 부동산 세제와 같이 정치와 이념에 사로잡혀 무리한 과세로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무역센터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57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조세제도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세금은 국방·치안·사법·행정 등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라는 헌법정신의 실현을 위해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지원하며, 국민들과 청년 세대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에 집중적으로 쓰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강화된 부동산 세제가 국민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며 이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내비쳐왔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세법개정안, 12월 2023년 경제정책방향 등을 통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양도소득세, 재산세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취득세 부담 완화 등을 발표한데 이어, 최근 ‘조세개혁추진단’을 신설해 상속세와 부동산세 개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국가재정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조세 불복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무리한 과세로 힘들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등 조세 불복 절차는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해 신속히 처리해 헌법이 보장하는 ‘조세법률주의’가 형식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구현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정치 진영을 확보하고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적 ‘정치복지’가 아닌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복지’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첨단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확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곳에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익 목적을 벗어나 불법을 일삼거나 국익을 해치는 정치 집단화된 단체에게는 국민의 혈세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납세는 자유와 연대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하며 “국민이 내는 세금이 아깝지 않은 나라, 납세가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1970년 이후 53년 만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위기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이행하는 분들께 직접 감사를 전하기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모범납세 포상 수상자 중 11명의 훈·포장, 대통령 표창 수상자와 ‘고액 납세의 탑’을 수상한 5개 기업이 참석했다. 특히, 배우 김수현과 송지효(본명 천수연)이 모범납세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