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타임스, 韓외교정책 ‘몽유병’에 비유하며 비판

中 관영지 “韓, 외교정책 몽유병…미국의 볼모 되지 말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중국 외교부와 관영 언론인에 이어 관영매체도 한국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3일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 온라인판에 따르면 이 신문은 전날 올린 기사에서 일본을 '파트너'로 규정하며 한일협력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한국 내 여론의 역풍에 직면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신문은 “분석가들에 따르면 이번 연설은 윤석열 정부가 외교정책에서 최면에 걸려 몽유병 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외교정책에서 몽유병을 피하고, 미국의 볼모 역할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적었다.

이어 신문은 “한국은 과거에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고 그 전략은 많은 이익을 가져왔다”며 수교 이후 30년간 비약적으로 늘어난 양국의 교역량을 소개했다.

그런 뒤 신문은 “한국은 동북아의 복잡한 상황에서 중요한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며 “관찰자들은 한국이 좀 더 안정된 행보를 하고, 미국의 볼모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상호 단기비자 발급 중단 건으로 상대국에 대한 양국 내 여론이 악화하고, 한중관계가 삐걱거린 데 이어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 관변 언론인 등의 대한국 견제 발언 빈도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한미동맹과 한일협력, 한미일 공조에 방점 찍힌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용하는 표현도 거칠어지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 박진 외교부 장관의 CNN 인터뷰 발언에 대해 질문받자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타인의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대외 강경 주장으로 유명한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2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채널에 ‘한국은 자신의 안보를 미국 군화의 깔창으로 만들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