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주 상승·中 리오프닝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 겹쳐

외국인 매수세 업고 우상향

거래량 적어 변동성에 주의를

韓中 반도체·전기차 ETF 힘받는다

한국과 중국 기업을 고루 담은 반도체·전기차 ETF가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기업은 미국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감에 연휴 기간 미국 기술주 주가 상승이 더해지며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증시 전반이 상승세다. 2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TIGER 한중반도체 ETF와 TIGER 한중전기차 ETF는 지난해 연말부터 각각 11.57%, 10.50% 올랐다. KODEX 한중반도체 ETF와 KODEX 한중전기차 ETF도 비슷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ETF는 한국거래소가 상해증권거래소와 합작해 만든 ‘KRX CSI 한·중 공동지수’를 기초로 한다. ‘KRX CSI 한·중 반도체지수’와 ‘KRX CSI 한중 전기차지수’는 한국과 중국에서 각 산업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 15개씩 총 30개로 구성돼 있다. 전기차 지수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2차전지 등 부품 기업 등을 두루 포괄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기술주 훈풍은 월가 투자은행(IB)의 낙관적인 전망에서 비롯됐다. 바클레이스는 23일(현지시간) AI(인공지능)와 관련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AMD 등 반도체 기업에 대해 투자 의견을 ‘동일 비중’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했다.

국내 2차전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테슬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다시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테슬라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중 64%가 테슬라 주식의 투자 등급을 ‘매수’ 또는 ‘비중 확대’로 상향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테슬라 목표가의 중위가격은 194달러로 140달러 선인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상승 여력이 여전하다.

이에 지수를 구성하는 한국 기술주 주가는 골고루 상승했다. 연말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5.55%, 23.07% 올랐다. 전기차 지수에 포함된 삼성SDI, LG화학, 현대차도 모두 완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6거래일, 15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2차전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9거래일 연속, LG화학은 4거래일 연속 사들이고 있다.

지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은 리오프닝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 각 지수에서 비중 상위 5종목 중 자광국미를 제외하면 모두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전기차 지수에서 가장 높은 비중(15.36%)을 차지하는 CATL은 14.89% 상승했고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SMIC는 6.46% 올랐다.

중국과 홍콩 증시는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3연임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전환하고 경기부양의지를 보이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근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다만, 한중 공동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거래량이 적어 일부 거래에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KODEX 한중반도체 ETF의 경우 지난 2일 거래대금이 6만6000원에 그쳤다. 권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