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위원장, 강경파 김동명 연임...노정관계 악화 불가피
“尹 정권 노동탄압에 맞서 노총 상시적 투쟁기구로 즉각 개편”
우려했던 노동계 경사노위 이탈 없을 듯...“사회적 대화 중단 없다”
김문수 경사노위원장 “책임 있는 개혁 주체로서 역할해달라” 당부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내 제1노동조합 총연맹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던 만큼 향후 노정 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위원장은 선거과정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우려했던 노동계의 경사노위 이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노총은 전날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3년 임기의 제28대 집행부(위원장·사무총장)를 선출하기 위한 정기선거인대회를 열고 2차 투표 끝에 기호 2번 김동명(현 한국노총 위원장) 위원장, 류기섭(현 공공연맹 위원장) 사무총장 후보조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에서 현직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2002년 이남순 위원장 연임 이후 21년 만이다. 1차 투표에서도 1위를 했지만 김동명 후보조는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고, 2차 투표 끝에 1860표(52.4%)를 얻어 최종 당선됐다.
이번에 출마한 세 후보 모두 ‘노동 개악 저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는데, 김 위원장은 이 중에서도 강경파로 손꼽힌다. 김 위원장은 선거 과정에서 정부의 노동개혁을 노동개악으로 규정하고 ‘한국노총의 상시적 투쟁기구 전환’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그는 당선사례를 통해서도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 노동말살 폭주가 거세지고 있다”며 “더 많은 노동, 더 적은 임금으로 대표되는 노동시간 개악 저지 및 직무·성과급제 추진 저지, 노동조합에 대한 회계 감시 중단 등 투쟁의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라는 사회적 대화를 위한 테이블에서 노동계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선거유세 중 사회적대화 관련 “경사노위 위원장 문제로 사회적 대화를 중단하거나 정권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노동이 선택한 의제와 방식으로 사회적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 대화는 우리 노동자가 투쟁해서 만든 소중한 소통의 창구”라며 “사회적 대화가 더 이상 정권이 노동을 통치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없다는 것을 윤석열 정권에게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에서 주관하는 노사정 대화에서 노동계를 대표하고 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스스로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전날 김동명 위원장 당선 축하 성명을 통해 “김동명 신임 위원장의 한국노총이 더 어려운 노동자의 권익보호는 물론, 공정하고 미래지향적인 노동시장을 함께 만들어 가는 데, 책임 있는 개혁 주체로서 역할해 주시기를 기대한다”면서 “경사노위도 한국노총과 함께, 국민과 함께, ‘더 많이’ 대화하고 ‘더 깊이’ 논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2021년 기준 조합원수 123만7878명에 산하 노동조합 숫자는 2701개에 이른다. 국내 전체 조합원수 293만3000명 중 42.2%를 차지하는 명실상부 국내 제1노동조합 총연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