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 목표치 제시하면 대부분 달성해왔던 중국
공산당 무오류 법칙, 지난해 2.5%p 미달하며 깨져
우리나라 경제에도 0.375%p 하방압력으로 작용해
최대 수출국 중국 성장둔화…새해 韓경제 최대 위기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중국 성장둔화가 본격화 하면서 새해 우리나라 수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올해 우리나라가 1% 중반대 성장률 마저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목표치 대비 2.5%포인트 미달했다.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우리나라 성장률도 0.15%포인트 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2.5%포인트 하락이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375%포인트 하방 압력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중국 수출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27.1% 줄며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8%에 달한다. 중국 수출이 줄어들면 우리나라 무역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12월 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9.6% 감소했다. 무역 적자 규모는 46억9200만달러에 달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45.1%) 수출이 중국에서 크게 줄었다. 정밀기기(-11.0%), 금속광(-2.1%), 석유제품(-17.0%), 반도체 제조용 장비(-34.8%), 컴퓨터 주변기기(-46.7%), 무선통신기기(-42.2%), 액정디바이스(-44.5%), 비철금속(-47.6%) 등도 마찬가지다.
수출 감소세 원인으로는 중국 성장 둔화가 꼽힌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3.0% 늘어난 121조207억위안에 불과했다. 이는 중국의 문화대혁명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2.2%를 제외하고 1976년(-1.6%) 이후 가장 낮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양회 때 5.5%를 성장률 목표치로 제시했다.
중국 정부가 내건 목표치를 사상 최대로 미달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중국은 정부가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면 대부분 무조건 달성해 왔다. 목표치를 처음 제시한 1994년 이후 중국 연간 경제성장률이 목표를 밑돈 것은 금융위기가 있었던 1998년과 2014년에 그리고 이번까지 세 번 밖에 없다. 그나마 지난 2번은 목표치와 실제 성장률 차이가 0.1∼0.2%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에 이 공산당의 무오류가 깨졌다.
중국 경제 성장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국 정부 노력에도 경기를 회복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도 덩달아 침체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중국 성장률 둔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계량모형으로 분석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앞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1% 낮아지면 국내 성장률이 0.1~0.15%포인트 하락한다고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0%대로 추락하거나 역성장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씨티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0.7%로 제시했고, 노무라증권은 -0.6%로 봤다. 우리나라 정부인 기획재정부 성장률 전망도 1.6%로 1% 중반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