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경험에 소비지갑 활짝
스타벅스·엔제리너스 등
호텔내 프랜차이즈카페 잇단 오픈
일반매장과 가격차 적고 가심비 ↑
라운지까지 즐길수 있어 MZ몰려
직장인 이모(32) 씨는 최근 서울 중구 레스케이프호텔에 위치한 스타벅스 레스케이프호텔R점을 찾았다. 이씨는 유럽풍 인테리어의 호텔 라운지와 엘리베이터를 지나 매장에 도착했다. 이씨는 “일반 로드매장에 비해 프라이빗한 느낌이 들고 가성비 있게 호텔 라운지까지 즐겨보고 싶어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고물가 속에서도 호텔, 리조트 등에 입점한 커피 프랜차이즈 매점들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호텔 속 카페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누릴 수 있어 20~30대가 ‘기분 전환 장소’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한 소비와 특별한 경험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20~30대의 면모는 소비 형태에서도 드러난다. ‘이색 경험’이라는 특색을 가진 호텔 내 입점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호텔 투숙객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이는 가격경쟁력에서도 드러난다. 일반적인 서울 호텔 입점 카페의 커피 가격은 1만원이 훌쩍 넘는다. 5성급인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의 A카페는 커피가 1만1000원, 차류가 1만2000원에 팔리고 있다.
반면 지난해 11월 리저브매장으로 오픈한 스타벅스 레스케이프호텔R점의 경우 카페 아메리카노 한 잔이 6000원이다. 프리미엄 커피를 파는 리저브매장이기에 로드매장에 비해 1500원 비싼 가격이지만 여전히 여느 호텔 카페에 비해 싸다. 드립커피 등도 8000~1만원 정도로 비교적 넓은 가격 범위에서 선택가능하다.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보고, 자신을 대접하고 싶은 20~30대에게는 일반 매장 대비 높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를 제공하는 셈이다.
카페에서 커피를 넘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25) 씨는 “자신에게 힘을 주고 싶을 때 특별히 리저브매장을 찾는다”며 “일반 호텔에서는 1인 5만~7만원 내고 먹어야 하는 애프터눈 티세트 하나가 반값(3만5000원) 정도였고 퀄리티와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친구들과 찾았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경우 호텔·리조트에 입점한 매장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9년 17개였던 호텔·리조트 입점 매장 수는 9일 현재 25개로 늘어났다.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조선 부산점에서는 해운대 바다를 볼 수 있다. 서울 강북구 스타벅스 파라스파라서울점에서는 북한산의 아름다운 숲을 배경으로 가든뷰를 즐길 수 있다.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도심 내에서 숲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런 트렌드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휴식 공간에 입점한 매장만이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 내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숙박 후 조식 뷔페에 비해 저렴하고 간편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호텔인 L7 홍대에 입점한 엔제리너스 L7 홍대점의 경우 음료 외에도 파스타, 피자 등 식사 메뉴를 판매한다. L7 홍대점은 기존 프랜차이즈 카페와 차별화되면서도 홍대 대학상권을 찾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덴마크어인 ‘휘게’를 컨셉으로 야외 테라스를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 등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엔제리너스 L7 홍대점의 아메리카노(레귤러 사이즈)는 5500원으로 일반 매장에 비해 500원 더 비싸다. 엔젤리너스는 특화 매장의 경우 매장의 로스팅존에서 매일 아침 직접 볶은 싱글오리진 원두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매장은 올해 1월 오픈 이후 2분기와 3분기 매출이 분기 대비 각각 56%와 117% 가량 오르는 등 고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희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