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0명 참여 ‘신진작가 등용문’

2015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첫발

손쉬운 접근성...107만 누적관람

올 14개 도시서 22개의 장터

향후 온·오프라인 병행 운영

작가미술장터 ‘대표 아트페어’로 크다
지난 2015년 시작한 작가미술장터가 올해로 8해째다. 작가와 컬렉터를 직접 연결하는 작가미술장터는 300만원 이하의 작품만 소개하며 신진작가에게는 미술시장 진출로 역할을, 관객에게는 컬렉터로 입문할 수 있는 장으로 작동했다. 사진은 지난 9월 1일부터 9일까지 열린 무소속컴퍼니의 칠성조선소아트페어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작가와 컬렉터를 직접 연결하는 ‘작가미술장터’가 올해로 8회를 맞는다.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문영호, 이하 예경)의 대표적 시각예술지원사업으로 꼽히는 작가미술장터는 지난해까지 누적 관람객 107만명, 참여작가 9300명에 이르는 신진작가 등용문이자 국내 대표 아트페어로 자리잡았다. 유니온아트페어, 고래예술상회, BGA 등 이제는 이름이 알려진 미술 유통 비즈니스모델도 작가미술장터를 통해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고, 시장 다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전국 주요도시 섭렵...누구나 예술 향유=작가미술장터의 최대 장점은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다는 것이다. 작품 가격대도 300만원 이하다. 컬렉팅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한국 동시대 미술시장의 지평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문영호 예경 대표는 “판매 수익 전액을 작가에게 전달해 지속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관람객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첫 미술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미술품 소장 문화 확산을 유도해왔다”고 설명한다.

서울 수도권 위주의 문화 집중현상 완화와 지역 문화 활성화도 작가미술장터의 주요 목표다. 올해는 지난 6월 시작해 서울, 제주, 강원, 전주 등 전국 14개 주요 도시에서 20개의 장터가 열렸다. 지난해 8개 도시에서 열렸던 것에서 크게 늘어났다. 지역장터 비율도 65%에 달한다. 속초의 칠성조선소에서 열린 무소속컴퍼니의 칠성조선소아트페어, 광주 금수장관광호텔에서 열린 1995헤르츠의 계림보부상·금수예술장, 거제의 옛 경찰서에서 열린 뿌아공 부산랩아트페어 등은 지역 특성화 공간과 유휴공간을 활용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 23일 막을 내린 작가장터인 아트웨이데이 전주를 진행한 이윤혜 문화아리 대표는 “전주에서 처음 열린 아트페어였다. 5일간 45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았고, 전주 청년작가를 외부에 알리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지속적 개최를 통해 미술품 구매에 대한 지역 인식을 바꾸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원그림장날의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 대표도 “원주시에서 처음 시도하는 청년미술장터로, 청년작가들이 미술시장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며 “작가의 예술세계와 현실이 맞닿을 수 있도록 작가와 관객 인식개선이 지역 미술시장 발전과 방향설정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 남은 작가장터는=총 20개 작가장터 중 이제 남은 것은 2곳이다. 서울 중구에서 열리는 비쥐에이 인덱스(BGA INDEX·11월 9~30일)와 현대백화점 목동의 아트 바이(Art Buy·11월 10~27일)다.

BGA INDEX는 모바일 미술구독서비스인 BGA(Background Artworks)의 중소형 작품 판매 스토리지다. 미술 작품과 이를 설명하는 글을 담은 서비스로 약 2년 전 시작한 BGA가 팝업 서비스를 넘어 작품감상과 구매가 가능한 새로운 공간을 런칭했다. 9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BGA INDEX 개관전에서는 32명 작가의 작품 99점이 선보인다. 예약을 통해 감상 시간을 정하면 원하는 작품의 설명을 작가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정은하 BGA 대표는 “빠르게 훑어보며 걸어다니는 감상 대신 99점의 작품 중 내가 관심있는 것을 고르고, 아티스트가 낭독하는 이야기와 함께 작품 한 점에 오롯이 집중하는 감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며 “그간 하루 한 점 미술작품을 소개해 왔던 역량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동시대 주목할만한 작가를 소개, 감상, 컬렉팅으로 연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으론 온라인 확장=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아트페어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실제 컬렉터들도 오프라인에서 직접 작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글로벌 최대 아트페어를 개최하는 아트바젤과 글로벌 금융사 UBS가 최근 발행한 ‘글로벌 컬렉팅 조사 2022(A Survey of Global Collecting in 2022)’에 따르면 아트페어에 가는 것을 전제로 66%의 컬렉터가 직접 구매하는 것을 선호했고 온라인 구매인 OVR(Online Viewing Room)은 34%에 그쳤다.

그럼에도 온라인은 진출할 수 밖에 없는 유통플랫폼이다. 같은 조사에서 딜러에게서 구매하는 컬렉터의 42%는 직접 구매를 선호하고 37%는 온라인 구매를 선호했다. 대면 구매는 2021년의 44%에서 살짝 줄었고, 온라인 구매는 35%에서 살짝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증가는 미술시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오프라인 위주의 이전 미술시장으로 돌아갈 수 없음이 분명히 드러난다. 문영호 대표는 “온라인 미술시장 성장을 고려해 온-오프라인 병행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며 “물리적 한계를 넘어 전국에서 장터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유통채널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한빛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