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이자 장사로 이익 더 늘여

신한, 눈덩이 손실 집 팔아 메워

KB, 비용 줄여 이익감소폭 축소

은행계 증권 3사 실적 보니…하나 ‘깜짝’, 신한 ‘끔찍’, KB ‘깜찍’

[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은행계 증권사 3사의 3분기 경영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증권사 임에도 이자 장사를 잘 한 하나증권이 유일하게 이익이 늘어나며 선전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부문 마저도 부진의 늪에 빠지며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다. KB증권은 부진한 실적을 비용감축으그나마 만회했다.

KB·신한·하나 등 각 금융지주사들이 25일 발표한 3분기 영업실적을 보면 하나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38억원, 1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6%, 9.3% 늘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0.3% 줄어드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2121억원이던 이자이익이 올해는 2633억원으로 늘어난 게 결정적 기여를 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IB부실 자산을 최소화하고 채권 트레이딩 손실을 방어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이 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9% 급감했다. 3사 가운데 최악의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3813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754.9% 증가했는데 본사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순이익 때문이다. 이를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595억원에 그친다. 3분기 누적으로 영업이익은 50.3% 감소한 2684억원, 당기순이익은 55.2% 증가한 5704억원이다.

KB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2% 줄어 신한투자증권 보다는 나았다. IB 수수료가 증가한 데다 일반관리비도 6.6% 줄인 덕분이다. 당기순이익과 세전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7%, 29% 감소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1% 감소한 3037억원이다.

업계에선 앞으로 실적 발표를 앞둔 증권사들 역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익 악화와 채권금리 상승, 운용손실 등 부정적인 대외환경 영향 탓이다.

한편 이날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들은 증권사 등 계열사들의 부동산 PF 자금경색 우려에 문제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주성 하나금융그룹 CRO는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PF 관련 총액 관리를 했고 전 계열사가 매년 사업계획을 세울 때 이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며 “최근 우려가 제기되는 레고랜드 PF 관련 익스포저에는 하나증권은 물론 하나금융그룹의 어떤 자회사도 전혀 해당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