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중국수출 두달 연속 마이너스 비상 걸려
정부, 곧 업종별 특화지원 수출대책 내놓기로
우리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인 수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고유가 여파 등으로 지난달 우리나라 수입액이 650억달러를 넘어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7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은 15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같은 기간 대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3면
무엇보다 우리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대(對)중국 수출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로 비상이 걸렸다. 대중 무역수지도 5월 이후 3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는데, 이는 대중 교역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1992년 8~10월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봉쇄령 등으로 중국 경제가 V자형으로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점은 우리 수출에 치명적인 대형 악재다. 여기에 여러 지표 등으로 미뤄 미국과 유로 지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우리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고물가·고금리로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외교역 불안으로 경제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정부는 이달 안으로 규제개선과 현장의 애로해소 방안, 주요 업종별 특화지원 등을 망라한 종합 수출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4% 증가한 607억달러, 수입액은 21.8% 늘어난 65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555억달러)보다 52억달러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1개월 연속 증가세다. 하지만 수출증가율은 6월(5.4%) 이후 두 달 연속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수입액은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종전의 월간 최대 기록은 올해 3월(635억9300만달러)이었다. 특히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동월(97억1000만달러) 대비 87억9000만달러 증가한 185억달러를 기록하며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46억7000만달러(약 6조900억원) 적자를 보여 지난 4월부터 넉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넉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9월 이후 14년 만이다. 올해 1~7월 누적 무역수지적자액도 150억2500만달러에 이른다.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의 고공비행으로 연간으로도 무역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연구원은 고유가 상황을 전제로 올해 연간 무역적자가 15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무역수지가 마지막 적자를 기록한 2008년의 133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되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우리 경제의 주 엔진인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2.9%로 0.7%포인트 하향 조정하도록 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