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관련주 동반 하락

유가 등 복병에 리오프닝 업종 ‘눈물’

반면 영화 등 일부 소확행 업종 재조명

경기침체 복병 만난 리오프닝株…‘소확행’ 업종 재조명
프랑스 르아브르의 한 항구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선들의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및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기대감에 들떠 있었던 일부 업종이 ‘경기침체’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대형 크루즈 업체인 카니발과 로열캐리비언크루즈의 주가는 8~9%대 급락했다. 노르웨이안크루즈 역시 동반 하락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크루즈 업체 주가는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히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발 경기침체 우려라는 암초를 만나 덜컹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들 크루즈업체의 평균 이용요금이 5월보다 1~3% 내렸다고 밝혔다. 게다가 2024년까지 요금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BofA는 “여전한 코로나19의 영향과 함께 새로운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기침체 복병 만난 리오프닝株…‘소확행’ 업종 재조명

문제는 역시 치솟은 유가다. 유가 상승으로 크루즈 업체들은 가뜩이나 값비싼 크루즈 상품 가격을 더 올릴 수밖에 없다. 임금 상승도 크루즈 가격을 높이는 원인이다.

여기에 자동차가 필수인 미국인들의 생활에서 유가 상승은 곧 다른 소비지출 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먹고 사는데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 예산은 감축 1순위다.

캠핑카 공유서비스 업체 아웃도어시에 따르면 5명 중 4명의 응답자가 물가 상승으로 여름 여행 계획을 망쳤다고 답했다. 급기야 미국에선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요 파괴'가 시작됐다는 경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휘발유 소비까지 줄이는 지경이란 것이다.

리서치업체 서드브리지의 피터 맥낼리 연구원은 야후파이낸스에 "3월 초부터 미국의 휘발유 소비량은 코로나19가 퍼지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6% 줄었다"고 밝혔다.

CFRA연구소의 에너지주식분석 담당인 스튜어드 글릭먼 연구원은 "교통비(휘발유)에서 코피가 날 정도가 되면 기업들은 비용 인상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 한다"며 "필수품 등 다른 상품들에서도 소비 파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모든 보복 소비가 경기침체의 그늘에 가려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교적 적은 지출로, 그간 누리지 못한 소비를 즐길 수 있는 부문은 빠르게 리오프닝 수혜를 받고 있다.

영화가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쥬라기월드와 탑건을 비롯한 미국 할리우드 대형제작사 영화에 국내에선 범죄도시2 등이 극장가를 다시 북적이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 이들 영화표는 15~20달러 수준으로 평균보다 높다. 미디어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의 폴 더거레이비디언 연구원은 “다른 야외 활동과 비교하면 싼 편”이라며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가는 건 가격 때문이 아니라 감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영화 시장도 후끈 달아올랐다. 5월 한 달 간 매출액이 1507억원, 관객수는 1455만명을 기록하며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액(1136억원)과 관객수(1179만명)을 뛰어넘었다. CJ CGV 등 주요 영화주는 콘텐츠 흥행에 따라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