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 계열사 소송 또 패소
2016년부터 해오던 주주제안 ‘조용’
한국 롯데 지분도 대부분 정리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 복귀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자회사인 롯데서비스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또다시 패소했다.
오는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재계에서는 잇다른 소송 패소로 신 전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2016년부터 7차례에 걸쳐 롯데홀딩스에 자신의 경영 복귀 안건을 주주제안 형식으로 제기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주요 임원직에서 경질된 계기는 그가 롯데서비스 대표로 재직할 때 추진한 ‘풀리카(POOLIKA)’라는 사업 때문이다. 소매점의 상품 진열 상황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이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데이터 수집 및 활용 프로젝트였다. 점포의 동의 없이 기획되는 등 일본 롯데 경영진 내부에서도 반발이 컸다. 끝내 2015년 1월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와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부동산에서 보유하고 있던 이사직을 모두 박탈당했다.
신 전 부회장은 2017년부터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자신을 해임한 일본 롯데 계열 4사를 상대로 해임 무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일본 대법원은 2019년 6월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이 정당하다며 신동빈 한·일 롯데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서비스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도 패소했다. 지난달 20일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풀리카 사업과 관련해 “사업 판단 과정에서 현저하게 불합리한 점이 있어 실행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판단하며, 신 전 부회장에게 4억8000만엔(약 47억원)을 회사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18일에도 일본어로 운영되는 ‘롯데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홈페이지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진정으로 롯데와 고객, 종업원 등 관계자를 위한 경영을 되찾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인 광윤사 대표 자격으로 매년 주주 안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광윤사는 지배 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안건 통과가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롯데지주,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 등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1조3700억원의 주식을 현금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