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타임스 소식통 인용 보도
국산화 명분에 수송헬기 수입 취소
“글로벌 시나리오와 무관”강조하지만
美·印 정상회담 뒤 나온 결정에 주목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인도 공군이 러시아에서 군용 헬기 48대를 추가로 구매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가 소식통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러시아를 제재하는 데 동참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나온 러시아산 원유와 무기를 구매해 미국 등의 눈총을 받던 인도가 또 다른 실리를 추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공군은 48대의 러시아 군용헬기(Mi-17-V5) 구입 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
이 헬기는 러시아 남서부 도시 카잔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러시아 헬기 제조사인 러시아헬리콥터의 자회사인 카잔헬리콥터가 만든다.
열대 사막 등 복잡한 기후 조건에서도 높은 고도에서 비행할 수 있는 다목적 Mi-17 제품군에 속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도 공군은 수송헬기로 사용하고 있다.
인도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 헬기 구매 계획 취소와 관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충돌이 발생하기 훨씬 전에 한 48대의 헬기 입찰을 철회하기로 한 결정은 글로벌 시나리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 부문의 국산화를 위해 강력하게 노력하고 있고 최근 많은 수입 계약을 보류하거나 취소했다”고도 했다.
인디아투데이도 이번 구매 계획 취소는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인도에서 제품을 개발·제조·조립하고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인도 정부의 설명에 대체로 수긍하고 있다. 인도가 러시아를 거부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시점에 주목한다. 지난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회상 정삼회담을 갖고, 곧바로 양국의 외교·국방장관이 진행한 ‘2+2’ 회의 이후 인도 공군이 내린 결정이어서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모디 총리에게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속도를 내거나 수입량을 늘리는 건 인도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수입선 다변화를 돕겠다고 말하는 등 러시아와 가까워 지는 걸 막으려고 노력했다.
2+2 회담에서도 인도 측은 미국 기업의 인도 투자를 늘려달라는 등 메이크 인 인디아 이니셔티브 관련한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