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바이오 인력허브’ 韓 지정
중·저소득국 백신 자급화 위한
백신·의약품 생산공정 중심 역할
“2025년 年2000명 훈련생 초청”
우리나라가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됐다. 정부와 바이오 기업은 오는 7월부터 저소득 국가가 스스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선다. WHO 인력양성 허브 선정은 한국이 바이오산업 선도국으로 진입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WHO는 전날 오후 한국을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단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WHO는 우리나라 기업의 백신·바이오 생산 능력과 교육 시설 인프라, 정부의 적극적 의지 등을 허브 선정 이유로 꼽았다. WHO 인력양성 허브는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교육 훈련을 제공하는 중심 기관을 의미한다.
WHO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가 간 백신 불평등 문제가 불거지자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돕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을 추진해 온 정부는 김부겸 총리가 작년 12월 WHO 인력양성 허브 참여 의향서를 제출,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회도 힘을 보탰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작년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WHO 사무총장을 만나 한국의 허브 선정을 요청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예산편성 과정 등에서 관련 예산 편성을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우리 바이오 기업들은 현재 전 세계 2위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 등 5종의 백신을 위탁생산한 경험이 있고, 국산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번 지정에 따라 인천 연수구 송도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2곳의 바이오 생산공정 공공실습장을 확충하고, 교육장 2곳과 전담 훈련시설도 추가 개소할 계획이다. 오는 7월부터 글로벌 바이오 훈련생 370명을 양성하기 위한 실제 교육에 들어간다.
370명 중 310명은 백신·바이오 의약품 개발 생산 기본 이론 교육과 글로벌 의약품 품질 관리 기준 기본 교육을 받게 된다. 나머지 60명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공동으로 아·태 개도국 백신 생산 인력 대상으로 바이오 생산공정 실습 교육을 받는다. 교육 비용은 ADB가 부담한다. 전체 인원과는 별도로 교육생의 20%를 우리나라 교육생 150명을 올해 교육 대상에 포함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바이오 생산 교육 설비가 구축되는 2025년엔 연간 2000명 규모의 개발도상국 훈련생을 초청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WHO가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단독 선정한 것에 대해 “‘백신 허브 국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우리 정부가 목표로 세운 세계 5대 백신 강국, 바이오 선도국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청년들에게 세계 수준의 교육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 바이오 기업들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 해외수출과 백신 생산 허브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