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생활서비스 진출, 데이터 제약 해소해야”

새정부에 바란다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시급

초개인화 성공사례, ‘넷플릭스’ 타산지석 삼아야

김광수 “대선 주자들, 금융산업 육성 공약 내놔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2022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에게 금융산업 자체를 육성할 수 있는 공약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산업이 청년들이 원하는 고급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는 영역인만큼 자유로운 경영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선후보들의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 공약이나 불평등 및 양극화 개선을 위한 공약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데이터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비금융 서비스 융합을 하려는 은행권의 노력 등을 고려해 규제 완화 방안을 새정부가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빅테크와 기존 금융사들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빅테크 업체들은 전자금융거래법이나 인터넷은행법을 통해 금융업에 이미 진출해있는데, 은행들은 비금융진출이 극히 제한돼있다”며 “은행들이 비금융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마이데이터 제도 역시 은행에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경우 적요 정보 등을 보여주고 있지만, 빅테크 업체의 상거래 정보는 대분류로 제공되는데다 대부분 기타 항목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핀테크, 생활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비금융사에 대한 15% 출자제한도 풀어야할 것을 주문했다. 대출규제로 막힌 대환대출 사업 또한 기존 은행들이 플랫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을 막는 규제가 완화될 경우 은행권이 ‘넷플릭스’처럼 충분한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김 회장은 “넷플릭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콘텐츠 뿐 아니라 방대한 고객데이터로 맞춤형 서비스를 주고, 트렌디한 프로그램을 기획했기 때문”이라며 “은행도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서 맞춤형 서비스로 미래에 대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한 은행연합회 차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설된 디지털 금융 담당조직을 중심으로 업무 수행 중”이라며 “다만 은행연합회의 이사회 구성원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정관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다른 은행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색코뿔소로 비유되는 잠재위험에 대해서도 경계섞인 목소리를 내비쳤다. 다만 국내 은행의 경우 대손충당금 외에 대손준비금까지 쌓고 있어 충당금이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색코뿔소에 대비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급격한 디지털 전환에 따른 리스크 대비”라며 “데이터보안 뿐 아니라 메타버스, 가상자산 등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은행권 최대실적이 예대금리차 확대 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대해 “은행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효과적이고, 장기적으로 이뤄지도록 체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들이 ESG 경영 전략을 투자, 대출에 접목해 구체화해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