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국제규범 협력 촉구”

러 위성 요격 시험으로 다량의 파편 발생

외교부 “러시아 위성 요격 실험 우려”
외교부는 17일 러시아의 자국 위성 요격 시험으로 다량의 우주파편이 발생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자료사진. [AFP]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정부는 러시아의 자국 위성 요격으로 다량의 우주 파편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고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재차 강조했다.

외교부는 17일 “우리는 15일 발생한 위성 요격 실험과 특히 동 실험으로 다량의 우주 잔해물이 발생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국가들이 우주에서 책임 있는 행위를 통해 우주를 평화적이고 장기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이용하고 관련 국제 규범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폐기된 자국 위성 ‘펠리나-D’ 파괴 시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첼리나-D는 옛 소련 시절인 지난 1982년 발사된 무선통신 포착용 첩보위성이다.

러시아는 이번 위성 요격 시험에 어떤 미사일을 언제, 어디서 발사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상에서 쏜 미사일로 고도 2000㎞ 지구 저궤도에 있던 ‘펠리나-D’를 정확히 격추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의 위성 요격 시험으로 1500여 조각의 우주 파편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파편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체류중이던 우주인들이 ISS에 도킹해 있는 러시아와 미국 우주선으로 긴급 대피하는 위협적인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이번 시험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주를 무기로 활용하지 않겠다던 러시아의 말이 거짓이라는 방증”이라고 비난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우주파편들이 지구 궤도 부근에 밀집해 있고 크기가 작아 추적이 어렵다면서 우주선이나 로봇 임무 수행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러시아를 향해 ‘우주 파괴자’라고 부르는 등 러시아의 이번 위성 요격 시험이 우주의 안보와 안전, 지속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이 오히려 우주 군비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며 역공을 펼쳤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우리에게 우주 개발에 관한 보편적 규정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수년 동안 우주공간에서의 군비경쟁 예방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자는 러시아와 중국의 제안은 무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라브로프 장관은 계속해서 “미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군비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작년 우주사령부를 창설하고 우주전략을 채택했으며 우주에서의 포괄적인 군사적 우위 장악을 전략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로 규정했다”고 지적했다.

또 “전략 이행 차원에서 미 국방부는 아무에게도 통보하지 않고 우주 궤도에서 공격용 군사자산을 시험하고 있다”며 “방공시스템을 우주궤도로 쏘아 올리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