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천안함 유족 만난 자리에서 입장 재확인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7일 천안함 유족들을 만나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피격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며 “이 정부의 태도가 참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고(故) 이상희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 국가의 국격이라고 하는 것이 그 국가가 어떤 역사와 사람을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피격에 의한 것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이 된 것이고, 또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여기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의혹 보도에 대해 문제없다고 판명하고, 우리 천안함 장병과 유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 큰 잘못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전 함장은 윤 후보에게 “우리가 오늘 온 것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윤 후보를 지지하거나 그런 의미에서 온 것이 아니다”며 “단지 대선후보이기에 천안함에 대한 명확한 의견을 듣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천안함은 피격 사건”이라며 “우리 장병이 북한의 도발에 의해 희생된 것이라고 명확하게 그리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부분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 전 함장은 “현실은 나라 지키는 군인들이 지키다가 희생되고 살아 돌아왔는데 지켜주는 국민에게 조롱거리가 되고 거짓말쟁이가 됐다”며 “그걸 국가가 지켜줘야 하는데 11년을 이렇게 만들었다. 정치논리 진영논리, 천안함 믿으면 보수 아니면 진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국론분열이 됐는데 혹시 나중에 집권하시면 이런 상황이 더는 나오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장병들이 희생됐는데 그 사건은 정치 영역으로 들어올 일이 아니다. 국민 모두의 일이고 나라의 일이지, 정치 진영으로 들어올 일이 아니다. 정치에 활용하면 안 된다”며 “저도 이 논쟁을 가지고 진영을 결집시키고 하는 것은 국격 자체가 완전히 망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유족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뵙고 그런 자리가 여러 차례 있었다. 저희 유가족들이 항상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이나 정부 입장을 강조하고 표명해 달라고 하는데 (없었다)”며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는 한 말씀만 해주셨다면 어느 정도 논란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 후보는 “공무원들이 국회에서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이라 생각하느냐) 물으면 잘 모른다고 한다”며 “이것이 북한에 대한 굴종적인 자세에서 다 나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