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자사 조종사가 기내 방송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모욕하는 표현으로 알려진 “렛츠 고 브랜든(Let’s go Brandon)”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에 대해 내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관련 직원과 사태를 직접 해결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애초 이 사건은 AP의 보도로 알려졌다. 이 항공사의 조종사가 지난달 29일 휴스턴에서 앨버커키로 가는 항공편 기내 방송에서 “렛츠 고 브랜드”이라고 말한 게 발단이다.
문제의 문구는 지난달 2일 미국 내 인기 자동차 경주인 내스카(NASCAR)에서 시작했다.
내스카 참가 운전자인 브랜든 브라운이 경기에서 우승한 뒤 NBC방송과 인터뷰를 하던 중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노골적인 욕설인 “F○○k 조 바이든”이라고 보수 성향 관중이 외치는 소리가 전파를 탔다.
그러나 방송사 측에선 이를 “렛츠 고 브랜든”으로 착각했다. NBC는 이후 주변 관중의 소음일 뿐이라고 욕설에 선을 그었지만, 이 문구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요소)’으로 온라인상에서 퍼졌다.
그간의 사정을 종합하면, 사우스웨스트항공 조종사가 정치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기내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한 셈이다.
이 항공사는 “사우스웨스트는 직원이 근무 중 개인적인 의견을 공유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며 “조종사의 견해가 회사를 대표하는 것으로 해석돼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분열을 조장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이 문구를 버젓이 활용하고 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렛츠 고 브랜든”이라고 쓴 팻말을 들고 있는 팬과 함께 미 프로야구 우승팀 결정전인 월드시리즈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제프 던컨 하원의원은 의사당에서 이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