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고글이냐” 조롱받던 페북 야심작, 얼마나 팔릴까?
페이스북 오큘러스 퀘스트2 사용 모습. [오큘러스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페이스북이 만든 ‘오큘러스 퀘스트2’ 올해 1000만대 팔린다?”

페이스북이 출시한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가 올해 안에 목표로 했던 1000만대 판매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VR헤드셋은 가상현실(VR)에 접속할 모바일 기기로, 머리 위에 쓰는 디스플레이다.

VR헤드셋은 2010년대 초반 미래 산업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스키 고글’ 같은 생김새와 무거운 무게, 멀미 유발, VR 콘텐츠 부족 등으로 ‘만년 기대주’에 그쳤다. 2014년 페이스북이 VR헤드셋 스타트업 ‘오큘러스’를 2조원 넘게 주고 인수했을 때에도 VR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상당했다. 하지만 7년이 넘는 투자 끝에 VR헤드셋 대중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스키 고글이냐” 조롱받던 페북 야심작, 얼마나 팔릴까?
오큘러스 퀘스트2 [SK텔레콤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는 이르면 올해 안에 1000만대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전망하는 2021년 글로벌 VR기기 판매량은 1200만대 수준. 이 중 페이스북 오큘러스의 점유율은 75%다(1분기 기준). 지난해 10월 출시된 후 3개월 만에 100만대가 넘게 팔렸던 것을 고려하면, 1000만대 판매는 무난하게 달성 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 경영자)에게 ‘1000만대’는 매우 중요한 숫자다. 개발자들이 단일 VR 기기를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확보돼야 할 최소한의 판매량으로 보기 때문. 마크 주커버그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1000만대라는 문턱을 넘기만 하면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와 생태계는 ‘폭발’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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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현재 개발 중인 VR 헤드셋 시제품 착용 사진을 게시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실제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오큘러스 퀘스트2’를 중심으로 한 앱 생태계도 본격적으로 구축되는 모양새다. ‘오큘러스 퀘스트2’가 출시된 직후인 지난 2월 기준, 퀘스트 플랫폼 내에서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게임은 60개. 지난해 9월 35개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1000만 달러(110억) 이상 수익을 낸 게임 또한 0개에서 6개로 늘었다.

‘오큘러스 퀘스트2’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과 성능이다. 전작 대비 100달러 가량 저렴해졌다. 국내 출시된 128GB 모델의 가격은 41만 4000원이다. 무게는 전작보다 10% 가벼워졌고(503g), 디스플레이 픽셀 수는 약 50% 늘었다. PC 등 다른 기기에 연결하지 않고도 사용 가능하다. 손 인식과 동작 인식을 위한 딥러닝 기술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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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의 차세대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 프로'로 추정되는 기기 컨셉 영상. [더버지(The Verge) 캡처]

‘오큘러스 퀘스트2’의 뒤를 이을 신제품도 준비 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오큘러스 홈페이지에 ‘퀘스트 프로’로 추측되는 VR헤드셋의 컨셉 영상이 유출됐다. 지난 13일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 경영자)와 앤드류 보즈워스 페이스북 CTO(최고 기술 경영자)가 SNS에 올린 VR 하드웨어 시제품과 유사한 생김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