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요 OTT업체 다수, 해외 제작에 관심 가져”

‘오징어 게임’ 각국 언론 분석 잇따라…“한국사회 투영”, “美 비싼 제작비 드러나”
세계 각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 게임’에 대해 유력 일간지들이 앞다퉈 분석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어린이들이 ‘오징어 게임’ 등장인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전 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해 “한국 사회의 현실 투영”이라거나 “미국의 비싼 제작비를 드러내는 계기”라는 등 각국 주요 매체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7일(현지시간) “‘오징어 게임’의 성공이 미국 밖에서 드라마 제작비가 얼마나 저렴한지 드러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비싼 드라마 제작 현실을 지적했다.

CNBC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최대 히트작으로 전 세계를 열풍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이미 1억1100만명의 인류가 이 드라마를 봤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에서 한 작품의 성공은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지만 이번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업계에서 환영받고 있다면서, 그 이유로 ‘콘텐츠 제작비의 절감’을 들었다.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미국 시청자가 해외 콘텐츠에 익숙해지면 앞으로 해외에 투자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 결국 제작비 절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OTT업체인 아마존, 애플, 디즈니, HBO 등이 모두 해외 콘텐츠 제작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연예전문 변호사 아제이 마고는 “할리우드스타 대신 해외 배우를 기용하면 수백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면서 “잘 살펴보면 국가별로 다른 인센티브 정책이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이날 ‘오징어 게임’ 열풍 뒤에 자리 잡은 한국 사회의 병폐를 조명했다.

르몽드는 드라마 속 생존게임은 한국 사회가 품고 있는 ‘잔혹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한국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웃돌고 있으며 2014~2018년 목숨을 끊은 800여명 다수가 빚에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날 ‘오징어 게임’의 성공에 대해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드라마의 승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스페인어 드라마 ‘종이의 집’, 프랑스어 드라마 ‘뤼팽’ 등의 성공 사례를 함께 보도했다.

또한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작품을 즐기는 미국 시청자 수는 2019년 이후 71% 늘었고, 비영어권 작품을 한 개라도 감상한 미국 넷플릭스 구독자는 전체의 97%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오징어 게임’ 제작비로 2140만달러(약 253억원)가 투입됐으며, 이 드라마가 세계적인 히트작이 됨에 따라 그 가치가 8억9100만달러(약 1조원)에 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