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공항 인근 ISIS-K 공격 가능성 커져
탈레반·알카에다·하카니와 라이벌
ISIS-K, 올해 아프간 내 테러 공격만 수차례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적’으로 알려진 IS-코라산(ISIS-K·이슬람 국가(IS)의 분파)가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의 군인과 대피하는 민간인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할 가능성이 커지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철수할 때까지 마주해야 할 위험은 탈레반이 아닌 ISIS-K라며 이들의 세력이 아프간에서 확장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SIS-K의 위협은 지난 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 철수 기한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유 중 하나다. NYT는 군사·정보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ISIS-K는 폭발물을 실은 트럭과 카불 공항 인근에 잠입한 자살 폭탄 테러범으로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 아프간 테러 관련 소식통은 “최근에 수도 카불의 동쪽 지역인 바그람과 풀에차르키에서 몇백 명의 ISIS-K 대원이 탈옥했다”고 CNN을 통해 전하기도 했다.
NYT는 전·현직 관료를 인용해 “ISIS-K가 카불 공항을 공격한다면 그것은 ISIS-K가 아프간을 통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탈레반에 남기는 것”이라며 “미군 철수 이전에 공격할 가능성이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ISIS-K는 2015년 아프간 동부에서 활동을 시작한 테러 조직이다.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ISIS-K에 속한 조직원은 1500명에서 2000명이다. 이슬람 공동체의 지도자를 뜻하는 ‘칼리프’를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로 전파하겠다는 목표로 움직인다.
이들은 올해 4월까지 아프간 안에서만 77번의 테러 공격을 했다. 5월에는 카불의 한 여학교를 습격해 최소 68명이 사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여자아이였다. 6월에도 영국계 미국인 인도주의 단체 ‘할로 트러스트’를 공격해 1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한 미군 관계자는 “31일 이후에 여기에 남는다면 상황은 더 위험해질 것”이라며 “ISIS-K는 탈레반 위협을 피해 미군과 외국인, 아프간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