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카불공항 인근서 IS 자살폭탄 테러…“미군 등 72명 사망” [인더머니]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소재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의 지점 등이 표시된 위성사진.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서방국의 대피작전이 진행 중이던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26일(현지시간)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인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서방과 탈레반에 적대적인 이슬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는 공격 주체가 자신들이라고 확인했다.

외신에 따르면 폭발은 이날 저녁 카불 하미드카르자이국제공항 애비게이트와 이로부터 250m가량 떨어진 배런호텔에서 각 1차례씩 총 두 번 발생했다.

배런호텔은 서방국이 카불 탈출대기자를 묵게 하는 숙소로 알려졌다.

AP는 아프간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아프간인이 최소 60명 사망했고, 부상한 아프간인도 143명이라고 보도했다.

케네스 맥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번 테러로 인해 전체 사망자는 현재까지 72명이고 부상자는 150명을 넘는 상황이다.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외신엔 카불에서 추가 연쇄 폭발이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IS는 자체 운영하는 아마크뉴스통신을 통해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IS는 폭발물을 소지한 요원이 모든 보안시설을 뚫고 미군의 5m 이내까지 접근해 폭발벨트를 터뜨렸다고 말했다.

앞서 미 당국은 이 사건이 자살폭탄 테러일 개연성이 크고 IS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카불 공항에는 국외로 대피하려는 수천명의 아프간 현지인이 모여들어 혼란을 빚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폭발 때문에 다친 시민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진 등이 올라왔다.

미국 등 서방국가가 오는 31일 대피작전과 철군 완료를 목표로 하는데, 공항 주변 자살폭탄 테러 발생 가능성 등의 경고가 있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러 발생 이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등 공개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수시로 브리핑을 들으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맥켄지 중부사령관은 IS의 공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 뒤 카불 현지에 1000명의 미국인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폭탄 테러에도 대피작전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긴급 안보회의를 열고 철군시한 마지막까지 구출작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여전히 자국으로 이송할 수백명이 남아 있다면서도 “매우 긴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고,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아프간 파병국은 이날 테러 첩보 때문에 카불 공항 대피작전 종료를 연이어 발표했다. 캐나다와 벨기에, 덴마크,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이날 대피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수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다치게 한 테러리스트 공격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오는 30일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유엔대사들과 함께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다.

탈레반의 자비훌라 무자히드 수석대변인은 “카불 공항의 미군 통제지역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