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원경 아트부산 대표 인터뷰
국내 아트페어 최대 매출 기록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 긴장해야 겠는데요? 아트부산이 (키아프보다) 나은데요?”
아트부산 VIP 프리뷰 첫 날인 지난 13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키아프 사무국 직원들을 만난 미술계 관계자들이 한 마디씩 던졌다. 예상은 현실이 됐다. 페어가 끝난 16일 아트부산은 총 매출액 350 억 원, 방문객 8만 여 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2019년 키아프가 사상 최대매출을 기록했던 310 억원을 가볍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같은 ‘대박’행진의 선두에 변원경 아트부산 대표가 있다. ▶관련기사 28면
변원경 대표는 지난해 12월 손영희 아트부산 대표에 이어 취임했다. 손 전 대표가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 자리에 글로벌 아트마켓 전문가인 변 대표를 발탁한 것이다. 독일에서 예술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기획자로 활동했다. 2008년엔 베를린에 안도파인아트 갤러리를 설립해 2009년부터 아트바젤 홍콩에 참가했다. 아래는 일문 일답.
▶국내 아트페어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평가는?=먼저 감사드린다. 잘 될거라고 믿고 있었지만 너무나 놀라운 숫자다. 참여한 갤러리들의 매출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는 아트페어로 자리매김 한 것 같아 기쁘다. VIP프리뷰 첫 날 1만 5000명을 시작으로 매일 2만명이 넘는 인원이 전시장을 찾아주셨다. 전시장을 다니는 고객들 표정도 하나같이 즐거웠다. 아트페어에 오면 대부분 주눅든다. 그런데 이번엔 그런분들이 없고, 자유로웠다.
컬렉터들에겐 최고의 작품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다른 페어나 전시장에서 늘 만날 수 있는 그런 작품 말고 아트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을 내달라고 갤러리측에 특별히 부탁했는데, 그것이 통했고 또한 최고의 디스플레이로 선보였다. 컬렉터분들도 그 점을 좋게 봐주셨다.
▶이건희 컬렉션 이후 컬렉션 문화에 변화가 있다면?=미술작품 컬렉션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또한 컬렉터들의 문화도 변화가 생겼다. 이제까지 한국미술시장에서는 “유명작가의 유명작이 싸게 나왔다”고 세일즈를 했다. 최고의 작품보다 B급 작품이라도 가격 메리트가 있는 작품이 선호됐는데, 이건희 컬렉션이 공개되면서 이왕 사려면 최고 명품을 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미술품 구매는 개인 사치가 아니라, 작가를 후원하고 사회 전체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일이란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러면 컬렉터의 컬렉션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미술시장에도 변화가 생긴다. 갤러리들이 좋은 작품을 가져오게 된다. 바젤이나 프리즈같은 글로벌 브랜드 아트페어에선 “어떻게 이렇게 좋은 작품을 가져왔지?”라는 질문이 바로 나오는 작품이 걸린다. 그래서 페어장에 VIP들이 발걸음 한다.
▶최고의 아트페어는 어떤 특징이 있나?=보통 준비기간이 굉장히 길다. 아트페어 시작 2~3주전에는 프리뷰를 자신의 고객들에게 돌리고 60%이상은 미리 판매를 메이드하고 참여한다. VIP프리뷰는 이미 예약한 작품을 실견하기 위한 시간으로, 30분~1시간 사이 주요작 판매가 확정된다. 이번에 아트부산은 이것이 됐다. 그래서 ‘좋은 작품은 이미 다 팔렸다’는 불만도 나왔지만.... 명품 아트페어는 각 갤러리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승부하는 곳이 되어야한다. 갤러리에서 안 팔리는 것 들고 나오면 컬렉터들은 ‘이미 본 것’들만 있다며 이후 잘 찾질 않는다. 갤러리와 컬렉터의 상생이 중요하다.
▶올해 아트부산엔 페레즈 프로젝트, 에스더 쉬퍼, 타데우스 로팍 등 해외에서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명 갤러리들의 참여가 도드라졌다. 그 이유는?=아트부산에 대한 인식이 해외 갤러리들 사이 바뀌고 있다. 여기에 오면 팔린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물론 제가 베를린에서 오래 있으면서 알게된 네트워크도 있었다. 확실한 것은 해외 갤러리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화이트큐브는 벌써 내년 참가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내년 계획은?=일단 올해 코로나19로 못해본 것들을 시도할 생각이다. 올해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특별전도 확대하고 싶다. 해외 유명 브랜드 아트페어들은 특별전만 50개씩 된다. 내년에도 꼭 부산으로 오이소! 이한빛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