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이뤄지며 朴-吳 양자대결 성사

朴 “’사퇴왕’ 吳, 서울시장에 어울리지 않아”

내부에선 ‘열성 지지층’ 결집하며 반전 모색

박영선, “‘서울의 미래’와 ‘실패한 거짓말 시장’과의 대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국회에서 열린민주당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4ᆞ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며 상대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움직임도 덩달아 빨라졌다. 그간 오 후보의 상승세를 견제하며 집중 공세를 펼쳤던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약점인 부동산 특혜 의혹 등을 집중 공략하는 동시에 내부에서 핵심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23일 오전 오 후보의 야권 다일 후보 선정 소식에 대해 “이제 구도는 확실해 졌다”라며 “서울의 미래 박영선 시장이냐, 아니면 낡고 실패한 시장이냐 구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의 서울 내곡동 땅 투기 의혹 해명을 겨냥해 “실패하고 거짓말하는 시장이냐, 미래를 말하는 박영선이냐의 구도”라고도 했다.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선우 의원 역시 “‘사퇴왕 대 철수왕’의 대결에서 ‘사퇴왕’으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서울시민을 따돌린 끼리끼리 ‘단일화 쇼’에 불과하다”라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향후에도 오 후보의 무상 급식 반대 사퇴 과거와 함께 내곡동 토지 보상 특혜 의혹 등에 공세를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본격적인 경쟁은 오는 25일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오 후보의 부동산 특혜 의혹과 관련한 거짓을 밝히는 것과 동시에 우위를 갖고 있는 정책과 인물 평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민주당은 그간 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과정 속에서도 오 후보에 대한 비판에만 집중해왔다. 강 대변인은 이날도 “물은 셀프여도, 땅이 셀프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첫날부터 능숙하게’ 자기 잇속부터 챙길 후보에게 서울시를 맡길 수 없다”라며 오 후보의 부동산 문제를 비판했다.

그러나 내부 악재는 여전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라는 점은 끝까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돌아선 여론을 되돌리는 것도 쉽지 않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을 두고 다시 갈등 양상을 보이는 점 역시 여당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권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만큼 민주당에 돌아선 민심을 다시 잡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은 최근 “어렵지만, 이길 수 있다”는 구호를 강조하며 이른바 ‘집토끼 되찾기’ 전략에 나섰다. 열성 지지층이 결집할 경우, 비교적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에서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당원들이 나서서 주변 지인들에 적극 연락하라”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고, 이해찬 전 대표도 공개적으로 “이길 수 있다”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인 데다가 보궐선거인 탓에 실제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은 양쪽 모두 핵심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이끄느냐가 문제인데, 당 거물들이 나서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