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이르면 4월 보선 후 대권 행보 공식화 예상

‘친문적자’ 김경수, '드루킹 사건' 대법원 판결에 달려

‘86그룹 맏형’ 이인영, 통일부 장관 가시적 성과 필요

임종석 전 비서실장, 이광재·박용진 의원도 여권 잠룡

‘움직이는’ 정세균, ‘살아있는‘ 김경수, ‘일어서는’ 이인영[대선D-1년]
(사진 왼쪽부터) 이인영 통일부 장관, 정세균 국무총리, 김경수 경남도지사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 대권주자 2강(이재명 경기도지사·이낙연 당대표)을 제외하면 제3 후보로 첫 손에 꼽히는 것은 정세균 국무총리다. 정 총리는 6선 의원에 국회의장까지 역임해 ‘스펙’으로는 따라올 자가 없다. 정 총리는 새해 들어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과거 별명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여러차례 보이며 대권 준비에 시동을 건 상태다. 정세균(SK)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원욱 의원은 지난 1월부터 정 총리를 두고 “대통령 자격이 충분하다”고 분위기를 띄워왔다. 최근엔 정 총리 팬클럽인 ‘우정(友丁)특공대’가 발대식을 열기도 했다.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현직 총리 신분인 만큼 공식 등판 시점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다. 다만 이르면 보궐선거 이후 4월 중순께 총리직을 내려놓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총리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대권 경쟁에 뛰어들면 지지율이 치고 올라갈 것이란 게 정 총리 측 기대감이다.

’친노·친문 적자’인 김경수(54) 경남도지사도 여전히 대선 도전 가능성이 살아있다. 오랜 시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행하고 서거 때까지 곁을 지켜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여전히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세력으로부터는 ‘대안’으로 꼽힌다. 최근엔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을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지사의 대권 도전 전제 조건은 앞서 1,2심서 유죄를 선고받은 ‘드루킹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 무죄를 받아내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은 이르면 다음달 중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 지사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법원 판결이) 4월이 될지 언제가 될지 아직 불확실하다”면서도 “이번 사건의 객관적 진실에 입각한 결론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걸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무죄를 자신했다.

당내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의 맏형’으로 불리는 이인영(56) 통일부 장관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 장관은 4선 의원에 민주당 원내대표 역임한 중진으로 경험에는 모자람이 없다. 지난해 12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도 그는 “정권 재창출과 관련해 저를 던져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또 그런 대로 해야 되지 않을까”라며 대권 도전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이 장관이 대선 레이스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장관으로서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장관은 지난 3일 민주당 현역 의원 수십명과 ‘다시 평화의 봄, 새로운 한반도의 길’ 토론회를 열고 “정부는 한반도를 안전한 삶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시급한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시작으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자 한다”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86그룹에서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최근 SNS 활동을 재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고, ’원조 친문’으로 여의도에 복귀한 이광재 의원,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으로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 등도 주목할 잠룡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