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월 7만3000원 요금제 쓰면 새로 나온 갤럭시S21가 공짜!”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1가 해외에선 요금제에 따라 ‘공짜폰’으로 판매된다. 물론 통신사 약정으로 중고가 요금제를 이용해야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사의 같은 조건과 비교하면 월 2만원가량 저렴하게 갤럭시S21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 불법지원금을 찾아 헤매야만 받을 수 있는 수준의 혜택을 일부 국가선 합법적으로 누릴 수 있는 셈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주 최대 종합 가전제품 매장인 하비노만(Harvey Norman)은 이날 공식 출시된 갤럭시S21(저장용량 128GB)을 현지 통신사 옵터스(Optus)의 월 85호주달러(약 7만3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공짜로 판매하고 있다.
출고가격(1249호주달러, 약 107만원) 만큼의 할인혜택이 제공된 것이다. 소비자는 약정 기간인 2년 동안 월에 7만3000원가량의 통신비만 내면 된다. 데이터는 월에 150GB가 제공(이후 1GB 이용할 때마다 약 9000원 과금)되고, 통화와 문자는 무제한이다.
한국에서 데이터 제공량이 비슷한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할인 혜택은 절반 수준인 40만~50만원 수준이다. 갤럭시S21(저장용량 256GB)를 SK텔레콤의 월 7만5000원(월 제공 데이터 200GB) 요금제로 사용하면 45만120원의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월 납부 금액은 약 10만원이다.
KT에서 월 6만9000원(월 제공 데이터 110GB)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요금할인으로 41만4000원을 아껴 월 9만6021원에, LG유플러스에서는 월 7만5000원(월 제공 데이터 150GB)의 공시지원금 혜택을 받아 월 9만6760원에 갤럭시S21을 이용할 수 있다. 호주 하비노만에서 구입할 때와 비교해 월 2만3000~2만7000원가량을 더 내야하는 셈이다.
물론 한국에서 판매되는 갤럭시S21은 저장용량 256GB 단일모델로, 128GB부터 시작하는 호주 판매 모델보다 저장용량이 크다. 하지만 출고가격만 놓고 보면, 오히려 한국의 256GB 모델(99만9000원)이 호주 128GB(107만원)보다 저렴하다. 결국 호주의 소비자들이 보다 낮은 가격으로 갤럭시S21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제조사나 통신사가 지원하는 보조금 정책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호주 소비자들이 누리는 할인 혜택만큼을 누릴 수 있지만, 이는 판매점이 통신사로부터 받은 판매장려금을 이용해 제공하는 불법지원금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이른바 ‘성지’라고 불리는 불법지원금 제공 대리점에서는 갤럭시S21이 10만원 후반에 판매되고 있다는 후기가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20~30만원가량의 불법지원금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내 소비자들은 호주 등 글로벌 소비자만큼의 혜택을 받으려면 스스로 사기 등 위험을 감수하고 음성적인 경로를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갤럭시S21은 29일 전세계 60개국에 출시됐다. 2월말까지 약 130개국으로 출시국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