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나는 악마의 편집 피해자!…군대 간다 한 적 없어!”
병역 기피로 국내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이 또 다시 유튜브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계속 반복되는 분노와 호소로 대중의 시선도 곱지는 않다.
유승준은 자신이 ‘악마의 편집’ 피해자라며, 아무 생각 없이 한 대답을 기자가 확대해석해 보도한 것이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사람으로서 (군대에 가겠단) 약속을 지켜야 했지만 연예인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라며 “여러분과의 약속보다 제 가족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승준은 29일 유튜브를 통해 병역의무 회피 논란과 관련한 또 한 번의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유승준은 지난달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승준 방지5법’을 발의하며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영상을 올린 바 있다. 이번 영상은 법무부에 대한 비판과 자신을 둘러싼 논란 정리 영상에 이은 벌써 9번째 ‘해명’ 영상이다. 한국 정부의 주장을 비판하면서 유승준을 국가 명예훼손으로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집 주차장에서 A 기자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얘기로 입을 연 유승준은 “‘승준아, 너도 이제 20살이 넘고 했으니 군대 가야지’라고 한 말에 ‘네, 나이가 되면 가야죠’라고 아무 생각 없이 얘기했다”며, 다음날 이 대화를 바탕으로 자신의 군 입대 결심 기사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가 ‘너 머리도 짧고 몸도 건강하니 군대 가면 해병대 가도 되겠다’길래 ‘예, 그것도 괜찮겠다’고 대답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자신이 ‘1999년 6월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일어난 1차 서해교전’에 충격을 받아 자원입대 하겠단 기사가 나왔단 것이다.
유승준은 “왜 내가 그때 기자회견을 열어서 아직 군입대 결정을 확실히 하지 않았다, 영주권을 포기할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하지 못했는지 가장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팬들이 생각하는 ‘바른 청년’ 이미지에 기자회견을 열지 못했단 것이다.
그러던 중 병역의무 면제 기간이 기존 1년에서 60일로 축소됐다. 유승준은 “영주권 소유자이기 때문에 60일 이내 출국 시 병역 의무가 면제됨에도 불구하고 국내 체류해 신체 검사를 받았다”며 “(그때서야) 군입대를 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자신이 당시 군 입대를 결정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 강조했다.
유승준은 또 “영주권을 획득하기 위해선 적게는 10년, 길게는 13년의 시간이 걸린다”면서 “당시 영주권을 포기하고 군복무 이후에 다시 미국 영주권을 받으려면 10년의 기다림을 반복해야 했다”고도 말했다.
유승준은 이어 “연예인이기 이전에 나도 한 인간이라, 여러분과의 약속보다 내 가족을 선택했다”며 “아들이 한국에서 성공해 대중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군대에 가겠단 걸 말린 이유도, 지금 내가 아버지 입장에 대해 생각을 해보니 충분히 그럴만 했다”고 덧붙였다. 만약 자신이 활동하던 당시에도 입영희망원출원제도가 있었다면 군대에 갔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승준 방지5법’은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한 5개 법안’(국적법·출입국관리법·재외동포법·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말한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일부 시민을 입국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유승준은 사실상 한국 입국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