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삼성전자도 ‘환경 생각’…고객 생각은 어디에?”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1 구성품에서 유선 이어폰과 충전기를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애플, 샤오미와 마찬가지로 ‘환경 보호’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고객들은 반응은 냉랭하다. 최소한 고객들에게 선택할 권리는 줬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CX 실장(부사장)은 17일 삼성전자뉴스룸에서 “기존의 액세서리를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분위기를 촉진하기 위해서”라며 갤럭시 S21 구성품에서 유선 이어폰과 충전기를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유선 이어폰과 충전기를 제외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쇼메 부사장은 그러면서 “일상에서도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하는 갤럭시 사용자들이 많다”며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S21 시리즈를 기점으로 ‘덜어내는 것’의 가치에 집중했고, 패키지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거하며 경량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쇼메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표준 USB-C 포트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충전기를 최신 갤럭시 모델에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이어폰·충전기 구성품 제외에 따른 갤럭시 S21 사용자들의 불편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향후 출시될 플래그십 모델에도 유선 이어폰과 충전기를 제외할 것이란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그는 “점차 환경을 고려한 과감한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이번 이어폰·충전기 불포함 외에도 다양한 환경 보호 정책을 내놓을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고객들은 불만을 내놓고 있다. USB-C 포트를 채택하지 않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갤럭시 S21로 넘어올 경우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고객은 “환경 보호도 있지만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제외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출고가를 둘러싼 소비자와 제조사간 입장이 서로 다른 가운데, 가격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줄어들지 않자 이같은 제외 정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최근 신형 플래그십폰 미 11에 충전기를 동봉하지 않았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는 충전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에 한해 무상 충전기를 제공했다. 미11 판매 개시 첫날 판매된 전체 35만대 가운데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은 제품은 6%(2만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3만대를 구입한 소비자 94%는 충전기를 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