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화해의 대표 나라 터키…불꽃놀이,선물나누기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성인(聖人) 앞에 ‘St.’라는 접두어 준말을 붙이는데, 지역에 따라 세인트, 상트 등으로 발음한다. 산타크로스 할때 앞에 붙은 산타도 성인을 뜻하는 접두어이다.

세인트니콜라스 혹은 상트니콜라스는 3~4세기 지금의 터키지역에서 성자로 사랑을 나누던 로마제국 가톨릭 주교 니콜라스경(St.Nicholas)을 말한다. 세인트니콜라스가 바로 산타크로스이다.

‘크리스트’(Christ)와 오래전부터 있었던 태양의례 미사(maesse)가 합쳐져 크리스마스(Christ-maesse:mas)가 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터키 크리스마스는 1월 1일이라고? 산타크로스의 원조
터키 크리스마스의 불꽃놀이 [터키문화관광부 제공]

기원후 270년경 터키 남부 파타라(Patara) 지방에서 태어난 성 니콜라스 주교는 매년 12월마다 지역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한 해를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사랑을 베풀었다.

성 니콜라스는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부담을 느낄 것을 우려하여 황금 동전이 든 주머니를 굴뚝으로 던졌고, 우연히 그것이 벽난로에 걸려있던 양말에 들어가면서 어린이들은 산타클로스가 굴뚝을 통해 내려와 선물을 두고 간다고 믿게 되었다. 이러한 그의 선행은 변함없이 터키인들의 기억 속에 따뜻하게 남아있으며, 그의 삶에서 산타클로스의 이야기가 피어났다.

사슴 썰매는 핀란드 버전이고, 나눔사랑의 상징 산타크로스라는 인물이 살던 곳은 터키지역이 맞다. 아빠가 연말만 되면 어린 자녀 모르게 산타로 변신하듯, 세인트니콜라스를 자처하는 나라별 지역별 나눔천사들이 북반구에선 썰매를, 중위도 지역에선 말을, 여름일 남반구에선 배나 씨클로를 타고 선물을 나눠주지 않았을까.

터키 크리스마스는 1월 1일이라고? 산타크로스의 원조
이웃집 아저씨 같은 세인트니콜라스 주교 [터키문화관광부 제공]
터키 크리스마스는 1월 1일이라고? 산타크로스의 원조
한손은 아이의 손 잡고, 한쪽 팔로는 아이를 안고 있는 터키 안탈리아의 세인트니콜라스 동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흰 풍성한 수염, 빨간색 옷을 입은 홍조를 띤 푸근한 모습의 할아버지 산타는 1930년대 한 음료회사의 광고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이다. 고고학적 고증 결과, 실제로 세인트니콜라스는 당나귀를 몰고 다니는 검소한 모습의 성직자로 전해진다.

2017년 터키 남서부 안탈리아(Antalya)주 뎀레(Demre)의 성니콜라스성당(St.Nicholas Church) 지하에서 그의 무덤이 발견돼 화제가 되었다.

성니콜라스 성당은 로마 황제 데오도시우스 2세가 A.D 6세기경에 건축하고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1세가 개조한 것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성당 내부에는 성 니콜라스의 유해와 유물이 보관되어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발굴 작업과 성당 보존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터키는 이슬람이 주류이지만 크리스트교의 전통을 보호하고 인정한다는 점에서 문명화해의 대표적인 지점으로 평가받는다.

터키문화관광부는 21일 한국민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듯 터키의 이색적인 연말연시 모습을 공개했다.

터키에서는 1월 1일을 크리스마스처럼 사랑하는 사람들과 선물을 주고받는 특별한 날로 여긴다. 터키에서 크리스마스는 새해로 가는 ‘징검다리’로 신년 맞이 축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날로 여겨진다.

특히 터키에서는 터키의 산타클로스인 노엘 바바(Noel Baba)가 크리스마스이브가 아닌 새해 전날 밤 선물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어린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손꼽아 기다린다.

터키 크리스마스는 1월 1일이라고? 산타크로스의 원조
터키 알록달록 불빛으로 장식된 연말 이스탄불 거리 [터키문화관광부 제공]

터키의 1월 1일은 유일하게 종교적이거나 국가적 행사가 아닌 터키의 공휴일로 이슬람 국가인 터키에서는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하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풀던 한 성직자로부터 피어난 산타클로스의 이야기 부터 온 가족이 즐기는 빙고 게임, 복권 까지, 터키만의 크리스마스 문화가 있다.

오늘날 터키에서는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트리와 유사한 새해 나무를 장식하고 1월 1일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서로 선물을 교환하며, 어린이들은 노엘 바바가 가져다준 선물로 행복한 새해 첫날을 맞이한다.

터키에서는 새해 전날이 되면 전통적으로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구운 칠면조 요리를 즐긴다. 다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긴 후에는 빙고 게임과 유사한 톰발라(Tombala)라는 터키식 게임을 하며 제야의 종소리를 기다린다.

톰발라는 가로 9칸, 세로 3줄에 무작위 숫자 15개가 써져있는 숫자판을 나눠 갖고 1부터 90까지 숫자가 적힌 공이 담긴 추첨기를 돌려 나온 숫자들을 통해 가로줄을 모두 먼저 지우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더불어 자정이 지나면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힘찬 카운트다운과 동시에 터키의 곳곳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친다.

불꽃놀이 쇼와 함께 터키인들의 또 다른 축제인 ‘밀리 피양고(Milli Piyango)’ 추첨식이 진행된다. 매해 새해에만 발행되는 밀리 피앙고는 당첨 금액이 무려 150억 원에 이르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복권으로 연말이 되면 이 복권을 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터키의 복권 판매소에 길게 줄을 서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밀리 피양고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복권 금액에 따라 당첨금이 다르게 책정되는 게 특징이다. 가장 높은 금액으로 판매되는 50리라(한화 약 6,900원) 짜리 복권은 복권 당첨금에 100%, 25리라 복권의 경우 당첨금의 50%, 12.5리라의 경우 당첨금의 25%를 갖게 된다.

터키 지역의 95%이상은 아시아, 5%가량은 유럽인데, 수도인 이스탄불은 유럽지역을 더 많이 점유하고 있다. 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 해협을 기준으로 서쪽은 유럽, 동쪽은 아시아로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