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신성 모독’인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가 두 개의 붉은 총을 든 채 서로 다른 방향을 겨누고 있다. 여기저기 총상이 뚜렷한 예수의 몸에서는 꽃이 피어나고 있다. 중견 조각가 박상희(57)의 작품이다.

박상희 작가가 ‘신과 인간 사이’라는 타이틀로 열 세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장에는 십자가 달린 묵주 목걸이를 두르고 앉아 생각에 빠진 부처, 만(卍)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염주를 두른 파란색 예수상 등 종교인들로부터 가히 ‘공분’을 일으킬만한 도발적인 작품들이 나와 있다.

[아트홀릭] 총구에서 꽃이 피기를…

작가는 종교적 신념으로 포장된 인간의 탐욕과 위선을 고발하고 있다.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모든 폭력을 멈추고 이제라도 총구에서 꽃을 피워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종교에 대한 단순한 패러디를 넘어 화해와 평화, 생명 존중의 사회를 갈망하는 예술가로서의 고민이 그대로 묻어난다.

전시는 22일부터 11월 4일까지 팔판동 갤러리도스.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