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9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세계 최고 공항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전체 직원의 85%는 고용불안이 심각한 비정규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상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전체 7344명의 근로자 중 85%인 6279명이 민간위탁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 즉 비정규직 근로자다.

이들은 인천공항공사가 민간위탁업체를 변경하면서 수시로 실업 위기에 빠지며 장기간 근무해도 신입사원 수준의 처우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위탁업체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해당 용역에 대해 공개입찰방식을 통해 새로운 업체를 선정하거나 기존 업체와의 연장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새로운 업체가 선정될 경우 신규업체의 새로운 직원들은 생소한 환경에 다시 적응하고 처음부터 교육을 다시 받아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이미 숙련된 기존업체 직원들이 신규 계약된 업체로 소속을 변경하여 일을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민간위탁계약 방식의 허점을 활용해 동일한 사업주가 업체의 명칭만을 변경하여 재입찰하고 낙찰을 받아 다시 계약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계약이 진행되면 기존직원들은 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다시 신입사원으로 전락하며, 10년을 일해도 같은 수준의 급여와 직급으로 일하게 된다. 연차는 물론 경력 등 모든 것이 인정되지 않는다.

김상희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의 아웃소싱 44개 업체 중 단 1곳도 ‘고용승계 및 고용유지’를 지키지 않는다”며 “이중 9개 업체는 경비․보안․소방 등 공항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업체인데 헌신과 책임감이 필요한 위급상황에서 이렇게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어떻게 회사를 믿고 자신을 희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