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세계적 ‘복지국가’ 노르웨이가 12세 소녀의 결혼으로 발칵 뒤집혔다.
초등학교 7학년인 12세 소녀가 37세 남성과 결혼한다는 소식이 누리꾼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면서 경찰 신고까지 접수돼 파장이 일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비정부단체 ‘플랜 인터내셔널’이 전세계 아동의 강제결혼을 막기 위한 창작극으로 드러나 ‘2차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12세 소녀 테아는 자신의 블로그에 “10월11일 37세 남성과 결혼한다”는 글을 실었다.
테아는 블로그에 결혼 전 계획과 웨딩드레스 때문에 엄마와 말다툼한 것, 심지어 남편이 될 남자와의 부부관계에 대한 불안까지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그러나 이는 철저한 허구로 밝혀졌다.
플랜 인터내셔널은 “세계에서 9명중 1명의 소녀가 15세 이전에 결혼하고, 3명중 1명은 18세 이전에 결혼한다”면서 “미성년 결혼에 대한 노르웨이인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가상 소녀 ‘테아’를 만들어 바이러스성 마케팅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플랜 인터내셔널은 웹사이트에 “우리는 아동 결혼이 얼마나 끔찍한 관습인지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결혼은 본래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여기에서 비로소 미래의 행복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강제 결혼 당하는 소녀는 매일 3만9000명에 달한다”며 “이 소녀들에게 결혼은 평생 최악의 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랜 인터내셔널의 ‘테아 캠페인’ 목표는 테아의 결혼을 저지하기 위해노르웨이인이 들고 일어나게 하는 것이었다.결과적으로 미션은 성공했다. 노르웨이 시민들은 테아의 상황을 알리기 위한 경찰에 신고했다.
플랜 인터내셔널은 노르웨이 시민이 더 나아가 개발도상국에서 강제 결혼 당하는 소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플랜 인터내셔널은 “아동 결혼의 관습은 소녀의 인권을 침해하고, 교육받을 기간을 단축시키고, 건강을 훼손하며, 미래의 가능성을 심각하게 제한한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또 “대부분의 경우, 조기에 결혼한 소녀들은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빈곤에서 벗어날 기회를 빼앗겨 버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테아 캠페인’이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르웨이의 한 행동주의 블로거는 “플랜 인터내셔널이 내세운 금발에 볼이 발그래한 12세 소녀는 아동 결혼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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