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수원)=지현우 기자] 시장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국내 숙박업체에 '최저가 보장'을 강요한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들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자진 시정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기도가 도 숙박업체를 대상으로 자율 가격경쟁 유도에 나섰다고 10일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대한숙박업중앙회 경기도지회 등 숙박업체에 플랫폼의 자율 가격경쟁에 관한 내용을 전달해 소비자에게 더 저렴하게 시설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최저가 보장’ 조항은 온라인 여행사가 숙박업체에게 자사 플랫폼에 제공하는 객실 가격을 가장 낮은 가격으로 설정한다. 다른 플랫폼이나 숙박업체 홈페이지에는 더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지 말라고 요구하는 조항이다. 부킹닷컴·아고다·익스피디아·트립닷컴 같은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는 다수의 소비자가 자사의 숙박 플랫폼을 통해 예약을 진행한다는 점을 이용해 숙박업체에 ‘최저가 보장’을 강요해 왔다.

경기도, 숙박업체 ‘자율 가격경쟁’ 유도 나선다
경기도청 전경.

단일 플랫폼사가 등록 숙박업체에 대해 최저가 보장제를 유도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으나 다수의 플랫폼이 동시에 최저가 보장제를 강요하게 되면 일종의 가격담합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 소비자는 진짜 최저가를 보장받지 못하고 숙박업체들은 자신의 가격결정권을 침해받는 문제점이 계속돼 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말 요기요와 같은 플랫폼사의 ‘최저가 보장제’에 대해 경영간섭에 해당한다며 위법결정을 내렸다. 현재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부킹닷컴·아고다·익스피디아·트립닷컴과 같은 플랫폼사가 지난달 자진 시정 방안을 제출하면서 국내 숙박업체들의 자유로운 가격 설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의 최저가 보장제 강요가 사라지게 되면 도내 숙박업체가 자사 홈페이지, 전화예약과 개별 플랫폼에 공실을 더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도는 네이버 등의 포털과 야놀자 등과 같은 국내 숙박 모바일 플랫폼에 대해서도 최저가 보장제 강요조항 여부를 지속 점검해 공정경쟁을 유도하기로 했다.

향후 최저가 보장을 계속 강요하는 플랫폼이 있는 경우 도내 숙박업체가 경기도 공정거래지원센터에 신고하면 업체 점검 등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