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병원중 하나인 삼성서울병원에서 간호사 4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이 되면서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흉부외과 수술실 간호사 1명에 이어 지금까지 3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본관 수술실에 근무하는 20대 간호사 A씨는 지난 14일 흉부외과 수술에 참여했고, 다음 날은 수술장 입구에서 환자 분류작업을 했다. 주말에는 출근하지 않았고, 일요일 오후쯤 발열과 근육통 증상이 나타난 뒤 월요일(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씨와 함께 근무한 간호사 3명도 잇따라 확진됐다. 추가 감염자 3명 중 1명은 A씨와 수술에 함께 참여했고, 2명은 다른 업무로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중 2명은 증상이 없는 ‘무증상 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첫 번째 확진자인 간호사의 경우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적도 없고 해외 방문 이력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인 88명, 환자 25명, 보호자 8명, 총 121명 중 116명이 검사를 받았고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됐으며 (지난 밤 사이) 삼성서울병원 관련 추가 확진자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검사 대상자는 623명까지 늘었으며 이 가운데 347명은 음성으로 나왔고 나머지 273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검사결과에 따라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서울병원은 확진된 간호사들이 수술에 참여한 구역을 포함해 본관 3층 수술실 25개 전체를 폐쇄했고 병원 시설에 대한 긴급 방역조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감염원이 병원 내부라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혹은 시설 외 감염인지 조사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병원 내 감염이라면 감염원이 누구인지 어느 경로인지, 또는 원내 감염이 아닌 의료진이라고 하더라도 의료 외의 또는 해당 시설 외에서의 감염도 가능하다”며 확진된 4명의 간호사들에 대한 동선과 접촉범위를 계속 확대하며 추가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악몽'을 겪었던지라 이번 수술실 간호사 무더기 감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사태 당시 전체 메르스 환자 186명 중 85명이 나와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후 어떤 병원들보다 병원 내 감염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철저하게 관리를 해온터라 이번 사태가 터지자 더욱 뼈아프다는 반응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의료진을 포함해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오전 7시와 오후 1시 2차례 문자로 발열, 인후통 등 증상을 확인해왔고 외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유입되지 않도록 병원 출입구에서 의심 증상은 물론 코로나19 유행지역 방문 이력도 철저히 확인했지만 결국 ‘내부인력’에 의해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문제는 첫 확진자인 A씨의 감염경로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 간호사는 최근 집단감염이 벌어진 이태원 일대에 방문한 적이 없는데다 시차를 두고 확진된 간호사들 중 누가 먼저 발현이 된건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이들 4명 간호사들이 처음 증상발현이 되고 확진된후 동선과 접촉범위도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만약 ‘알 수 없는 감염원으로부터’ 병원 내에서 감염됐다면 파장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충남 서산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산지사 직원 A씨(27)가 이날 오전 2시 30분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B씨와 친구 사이로, B씨 집에서 지난 9일 오후부터 1박 2일간 함께 생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