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개에 맞춰 美 행정부 대비 태세 강조

오바마가 전략물자 고갈 방치했다고 비난도

11월 대선 앞두고 지지 세력 결집 의도

의료장비 업체 달려간 트럼프 “전략물자 3개월치 비축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 있는 의료장비업체 오웬스앤마이너를 방문해 90일 분량의 전략 의료장비 비축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 조처를 하루빨리 해제해야 한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 재개에 대비해 전략 의료장비 비축량을 대량으로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 있는 의료장비 업체 오웬스앤마이너(Owens&Minor)를 방문한 자리에서 “1~3주치가 아니라 3개월치(90일)에 해당하는 전략 의료장비 비축량을 확보하겠다”며 “미국은 (경제 재개 본격화로 인해) 향후 발생하는 어떤 사태에도 충분히 대비할 것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N95 마스크와 수술용 가운, 장갑 등을 만들어 미국 전역에 공급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도 3억개 분량의 N95 마스크를 비축물량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궁극적으로는 10억개까지 보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경제 봉쇄 해제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할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등 전문가 집단에선 경제 재개를 서두르면 올 가을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며 수차례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 의료장비 비축 물량이 고갈되도록 방치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년간 집권해왔으며, 코로나19 발병은 올해 초 미국을 강타하기 시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회사 관계자 등 다수의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가운데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해 현장을 둘러봤다. 그는 지난 6일 애리조나주 마스크 제조공장을 방문했을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의료장비 업체 달려간 트럼프 “전략물자 3개월치 비축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 있는 의료장비업체 오웬스앤마이너를 방문한 자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AP]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방문은 경제 재개에 부정적인 민주당 소속 톰 울프 주지사를 압박하는 동시에 봉쇄 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지지 세력을 결집시켜 오는 11월 대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업체 직원들에게 “펜실베이니아주는 코로나19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지역”이라며 “당신들은 주지사가 조금씩 봉쇄를 해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이른바 주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경합 주)’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