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방송 “美정보당국, 민간보고서 검토”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내 통신활동 분석
영국·프랑스 연구진 유전자 분석도 10월 뒷받침
[헤럴드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발병한 시점이 작년 11~12월이 아니라 10월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해 10월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휴대전화 활동이 감지되지 않았다는 민간 분석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인근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7일부터 24일까지 연구소 내 고도의 보안 시설에서 휴대전화 활동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통신활동이 중단된 시점의 초반부인 같은 달 6일부터 11일 사이에 이 시설에서 '위험한 사건'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한 사건 때문에 시설이 폐쇄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통신 중단이 실험실 폐쇄의 직접적인 증거가 아니고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수로 유출됐다는 가설에도 아무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보고서는 만약에 실험실 폐쇄가 있었다면 미국 정보기관들이 조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관리들이 언급하는 실험실 유출설의 증거로 간주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NBC방송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최초 발병한 시점은 작년 11월 17일까지 추적되지만 프랑스에서 작년 12월에 환자 1명이 발병했다는 보고를 고려하면 최초 발병이 더 이를 수 있다는 의문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를 처음으로 공식 보고한 것은 작년 12월 31일이었다.
NBC방송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당초 보고된 것보다 이른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보고서에서 암시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방송은 해당 연구소 직원이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고서가 이들 중 극히 일부의 휴대전화만 분석한 것으로 보이고 작성 주체도 불분명해 신뢰도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작년 10월에 발병했다는 가설은 영국과 프랑스 대학 연구진의 논문에서도 거론된 바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프랑스 레위니옹섬 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지난 1월부터 전 세계에서 수집한 7000건 이상의 염기서열 조합을 분석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최초 숙주에서 인간으로 이동한 시점이 지난해 10월 6일과 12월 11일 사이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통적인 출발점까지 시간을 거꾸로 돌려 계산해보려고 이들 바이러스가 인체로 옮겨간 이후에 나타나는 변이들의 진화를 연구했다.
해당 논문은 곧 발간되는 '감염, 유전과 진화'(Infection, Genetics and Evolution) 저널 최신 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코로나19가 지난해 10월 우한에서 열린 제7회 세계 군인체육대회를 통해 확산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당시 이 대회 참가 후 몸 상태가 나빠졌던 프랑스 선수 엘로디 클루벨은 최근 의료진으로부터 당시 코로나19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회에 참가한 다른 프랑스 선수들도 현지 언론에 당시 자신들의 컨디션이 나빠졌다고 밝혔다.
클루벨은 프랑스 RTL방송에 "우리 모두 같은 증상을 겪었다"며 "최근 군 의료진으로부터 '당신들 이후 많은 사람이 병에 걸렸기 때문에 당신들이 코로나19에 걸렸던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클루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코로나19의 최초 발병 시점은 지금까지 알려진 집계보다 한 달가량 빠른 것이 된다.
그러나 프랑스군은 세계군인대회 기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군인이 있었다는 점을 알지 못한다고 언론에 제기되고 있는 주장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