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미국의 외교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싱크탱크에 대한 한국의 지원자가 일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실이 낸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월부터 2014년 6월 말까지 미국의 10대 외교국제문제 분야 주요 싱크탱크의 포럼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정부와 민간 차원을 포함해 일본과 한국은 각각 64회, 29회 단독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싱크탱크는 ▷브루킹스연구소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외교협회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우드로윌슨센터 ▷카토연구소 ▷신 미국안보센터 ▷미국진보센터 ▷대서양협회 ▷헤리티지재단 등으로 지난 1월 2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 의해 10대 기관으로 선정된 곳이다.
이 기간에 일본은 브루킹스연구소에 14차례 단독으로 포럼 개최를 지원했지만 한국은 3차례에 그쳤다.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에는 일본은 15차례 단독 지원했고 한국은 한 번도 없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경우 일본은 20회, 한국은 14회 돈을 댔다. 헤리티지재단에도 일본은 4회 지원한 반면 한국은 1회에 그쳤다. 우드로윌슨센터에는 한국이 8차례, 일본이 5차례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교부 산하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이 최재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재단이 지원하는 미국 주요 싱크탱크는 2011년 17곳에서 2012년 14곳, 2013년 13곳, 2014년 11곳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원 금액도 2011년 125만 달러, 2012년 135만5천여 달러에서 2013년 97만여 달러, 2014년 75만 달러로 낮아졌다.
일본은 외무성 산하 일본국제교류기금(JF)을 통해 연간 562만 달러(약 60억원)를 미국 싱크탱크의 일본 연구사업에 지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의 A급 전범 용의자 출신인 사사가와 료이치(笹川良一)가 설립한 사사가와 평화재단은 미 싱크탱크의 일본 관련 프로그램 등에 연간 35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으며 노무라재단, 도요타, 미쓰비시, 도쿄은행 등도 싱크탱크 후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재천 의원실의 부승찬 보좌관은 “일본은 미국 싱크탱크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고노 담화 검증,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의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의 침묵 또는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