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인구 28만여명의 전남 순천시 국회의원 선거구 분구안이 철회되고 일부지역을 인근 ‘광양·곡성·구례’ 지역구에 편입시키는 획정안이 발표되면서 해당 지역민들의 표심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민주당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순천시는 지난해 1월 기준 인구 28만150명으로 2개로 분구대상이었으나, 여야 3당이 인구 상한선을 초과하는 강원도 춘천과 순천지역 인구 일부를 인근 지역구로 넘겨주는 예외조항을 넣어 분구하지 않고 종전 단일 선거구로 획정했다.

이렇게 되자 순천시민이면서도 ‘광양·구례·곡성’ 지역구 후보에 투표해야 하는 해룡면민들은 개별정당과 후보의 공약 등에 대한 파악이 덜 된채 투표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해룡면의 올 2월말 기준 주민등록상 인구는 5만5170명(신대 3만2000명, 금당지구 1만8000여명 포함)으로, 순천시 1개읍 10개면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고 도시화가 진행돼 향후 읍 승격이 예상되는 곳이다.

순천지역은 과거 승주군과 단일선거구를 이뤘거나 구례·곡성 지역과 묶인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일부지역을 떼어내 옆동네 선거구에 붙여주는 사례는 없었다.

순천과 함께 강원춘천시(28만574명) 역시 신북읍을 비롯한 6개 동(洞)·면지역 주민들도 인근 ‘철원·화천·양구’ 지역구 후보에 투표해야 해 깜깜이 선거가 될 판이다.

순천 해룡면 주민들은 ‘광양.곡성.구례’ 후보들이 신대지구를 비롯해 해룡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놓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남편이 광양제철소 협력업체에 다닌다는 신대지구 주민 정모(37)씨는 “광양 후보는 누가 누군지 몰라 투표를 해야할지 고민이다”며 “이웃들 역시 참정권을 해치는 게리멘더링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광양·곡성·구례 지역구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권향엽(52) 청와대 전 균형인사비서관과 서동용(55) 변호사가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민중당은 유현주(49) 전 전남도의원, 정의당에서는 이경자(49) 당대표 사회복지특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무소속 후보군에는 더민주당 ‘컷오프(경선배제)’ 이후 탈당한 안준노(60) 전 노무현재단 전남지역위원회 공동대표와 현역 정인화(62) 국회의원이 재선도전에 나선 상태로 이들은 전부 광양시에 주거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