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정규(수원) 기자]경기도의회가 예산을 심의하면서 전액 삭감했다가 관련단체가 반발하자 밤늦게 되살리는 ‘촌극’을 연출하는 등 ‘무원칙’예산 심의로 물의를 빚고있다.
예산안 조정에 참여해 도정 혼란을 부른 도의원 일부는 다음달 중국, 미얀마 등으로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30일 경기도의회와 경기도에 따르면 남경필 경기지사의 대표 역점사업이었던 빅파이 프로젝트 사업 예산은 당초 17억원 전액이 ‘0원’으로 감액됐다가 29일 밤 심의과정에서 일부(5억원)가 다시 반영됐다. 도지사 관사 리모델링 비용은 2억원만 반영됐다.
경기항공전은 상황이 심각하다. 예산 6억원이 전액 감액 처리됐기 때문이다. 다음달 9∼12일 수원공군비행장에서 열리는 경기항공전은 당초 경기도가 6억원,공군이 8억원을 내 행사를 치룰 계획이었다. 경기항공전은 이미 2만여명이 예매를 마쳤다.
행사에 참여할 해외 에어쇼팀도 지난달 2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때문에 예산 심의 파동 여파로 행사가 채 열흘도 남지 않은 경기항공전은 국제적인 망신과 함께 무산 위기에 처했다.
도는 예매비용 환불·위약금 지불 등으로만 8억원 가량이 들어갈것으로 추산하고있다. 행사를 함께 치르는 공군과의 신뢰도 큰 문제다.
경기도는 도지사 시책추진비를 급히 수원시로 내려 보내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발등의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각각 운행돼 시·군간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장애인 콜택시를 도가 연계운영하기 위해 추진하던 광역이동지원센터 시스템 구축사업도 필요예산 6억5000만이 전액삭감됐다가 밤늦게 전액 되살아나는 ‘무원칙’ 행태를 보였다.
예산이 삭감됐다는 소식에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이날 도의회를 항의 방문했기 때문이다.
9대 전반기 의장단이 공약했던 SNS 홍보매체 운영사업비 7000만원을 위해 의회사무처가 추경안에 편성됐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가위질’ 심의를 피할 수 없어 전액삭감됐다. 이 예산은 오는 12월에 열리는 본예산에 반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의장단에서 활용해왔던 국제행사 참여비도 당초 금액이 예산 기준에 못미쳐 추경액에 부족분 3000만원을 편성했지만 역시 0원이 됐다.
경기도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과 건의안, 조례안 등 42건은 30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통해 최종 처리된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다음달부터 일제히 국외연수에 나설 계획이다. 류재구(새정치·부천5)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속한 보건복지공보위원회는 미얀마(10월20~24일)로, 양근서(새정치·안산6)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원장이 소속된 도시환경위원회는 중국(10월28일~11월1일)으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