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관 KDI 연구위원 “소재·부품·수출지원 점검 필요”

“G2 무역갈등에 한국 GDP 0.12%p↓…CPTPP 가입해야”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우리 수출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갈등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포인트(P) 이상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KDI 포커스 '확산되는 세계무역질서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정책대응' 자료에서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른 조치에 더해 2018년 12월 발표한 관세 조치를 추가 실행할 경우 한국의 GDP 성장률이 0.122%포인트, 총수출 증가율은 0.377%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특히 대(對)중국 수출 증가율이 1.407%포인트 내리지만, 대미수출 증가율은 오히려 0.177%포인트 상승한다. 이는 미국의 중국 수입품이 한국 수입품으로 전환되는 효과다.

산업별로는 전자산업 생산 증가율이 0.549%포인트, 화학산업 생산 증가율이 0.455%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이나 일본은 물론 당사국인 미국보다도 한국의 GDP와 총수출 타격이 더 컸다.

같은 가정에서 독일의 경우 GDP 성장률이 0.021%포인트, 총수출 증가율은 0.062%포인트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각각 0.030%포인트, 0.229%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의 GDP 성장률과 총수출 증가율도 각 0.023%포인트, 1.7985포인트 내렸다. 타격이 가장 큰 나라는 중국이었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1.079%포인트, 총수출 증가율도 6.234%포인트 떨어졌다.

중국을 제외하고 유독 한국이 미중 무역갈등으로 받는 경제적 영향이 큰 이유는 한국 수출의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GDP 대비 수출 비중이 44%(2018년 기준), 총수출 대비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도 27%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에서 중국의 수출과 GDP 감소 폭이 훨씬 크기 때문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적잖은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송 위원은 보고서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연구위원은 "한국 수출의 가장 큰 문제점을 수출국과 수출품의 높은 집중도"라며 "CPTPP는 한국의 수출 지형 확대와 변화를 모색해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 비중을 줄이고 다변화를 도모하는 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소재·부품산업 지원정책과 수출지원정책 점검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2009∼2014년까지 시행된 정부의 소재·부품 연구개발(R&D) 사업지원 결과 부품산업 분야 중소기업에서는 뚜렷한 성장이 없었고, 소재산업 성장에 미친 효과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