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찰들…관내 유치원 · 어린이집 등 방문 성폭력 · 학교폭력 예방 연극실시…눈높이 상황극 설득력있게 전달
꼬마: “아저씨 누구세요?”
나쁜아저씨: “응 아저씨는 아빠 친구야”(악마 머리띠와 삼지창을 꺼내 들고 꼬마에게 접근해 손으로 어깨를 쓰다듬으며). “그런데, 예쁘게 생겼구나~ 참 예쁘게 생겼네, 꼬마아가씨 아저씨가 안아볼까?”
(…중략)
아이들: “포돌이 도와줘~”
(배경 음악이 깔리며)이때 포돌이가 나타난다.
포돌이:(용감하게 나타나) “우리의 친구들을 괴롭히는 나쁜 악당 널 용서하지 않겠다. (배치기, 머리박치기, 날라차기 등)내 이름은 포돌이! 경찰관이다. 친구들에게 나쁜 짓을 한 당신을 체포하겠다.”
경찰관들이 직접 제작한 어린이 성폭력 예방 상황극<사진> 시나리오의 일부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성폭력ㆍ학교폭력 예방 상황극을 위해 직접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찾아다니는 경찰관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 중랑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지난 8월 중순부터 매주 1회씩 관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직접 방문, 경찰 캐릭터 포돌이와 포순이를 활용한 상황극을 펼치고 있다.
여성청소년과 경찰관들은 ‘주입식이 아닌,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참여형 성폭력ㆍ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고민하다 연극을 구상하게 됐고, 교육 프로그램 및 시나리오까지 자체 제작하는 열정까지 보였다.
특히 부담스러운 주제인 성폭력과 학교폭력을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를 위해 친근한 경찰 캐릭터를 이용하고, ‘성폭력’ , ‘학교폭력’이란 무거운 단어도 ‘나의 소중한 몸을 지키는 방법’(성폭력 예방),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학교폭력 예방)으로 아이들 눈높이에 맞췄다.
총 50회가 넘는 연습과 20여 차례의 수정을 거쳐 ‘포돌이ㆍ포순이와 함께하는 눈높이 상황극’이 완성됐다. 이제는 회를 거듭할수록 연기도 자연스러워지고 어린아이들의 반응도 뜨거워지고 있다.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너무 어린 아이들은 포돌이 캐릭터가 나타나면 무서워서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긴 하다”며 “일단 제복을 입은 경찰이 나오니깐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집중력있게 참여한다”며 만족스런 모습이다.
상황극이 끝나면 아이들은 포돌이와 댄스타임을 갖고, 함께 사진을 찍은 뒤 경찰차 탑승 체험까지 한다.
프로그램을 본 어린이집 교사는 “요새 어린이를 대상으로 많은 범죄들이 일어나는데 이렇게 경찰이 먼저 아이들에게 다가와줘 교육을 시켜줘서 좋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함께 있던 한 학부모도 “경찰은 딱딱하게만 느껴졌는데 친근하게 다가와서 이미지가 좋아졌다”는 반응이다.
중랑구의 상봉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들이 실제 맞닥뜨릴 수 있는 이런 상황을 연극으로 한 점이 좋았고, 등장인물이 리얼하게 표현돼 아이들이 정확하게 인지를 한 것 같다”며 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중랑구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75곳, 총 7500여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즐거운 연극을 이어갈 계획이다.
배두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