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성매매 종사 여성의 대부분은 가족해체와 가난, 가정 내 학대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가부가 서울ㆍ경기 지역 성매매 피해자 지원시설 및 상담소에 거주하는 여성 15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분석 결과, 이들은 대부분 가족해체와 가난(13명), 가정 내 학대(2명)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9명은 10대에 성매매업소로 유입돼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했다. 또 성매매에 유입된 동기는 가출이 9명(60%)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3명은 단순 노동과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다가, 또 다른 3명은 성매매가 없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생겨난 빚 때문에 성매매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연령별로는 종사 여성의 43.5%가 30대로 가장 많았으며, 20대는 33.6%를 차지했다.
한편 전국 보호관찰소에서 이른바 ‘존스쿨’이라 불리는 성구매자교육을 수강한 이들 218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성구매 경로는 안마시술소(26.3%)가 가장 많았다. 성구매 집결지는 26.1%, 유흥주점은 23.4%로 뒤를 이었다.
이들 가운데 10회 이상 성구매를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상습 성구매자들은 15.3%에 달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상습 성구매자를 분석한 결과, 미혼ㆍ기혼 간 차이가 없었다”며 “성적 파트너가 없는 남성의 경우, 성적 욕구 해소가 어려워 성매매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 남성의 경우 2명 중 1명이 성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남성들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10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성구매 경험이 있는 비율은 57.6%(680명)에 달했다. 2명 가운데 1명 이상 꼴로 성구매 경험이 있는 셈이다. 1인당 6.99건의 성구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응답자 중 27.2%(326명)는 최근 1년간 성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성구매 남성들은 평균적으로 24세에 최초 성구매를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개 호기심, 군입대 등 특별한 일을 앞두거나 술자리 후 등의 동기를 통해 성구매를 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일행 중 누군가가 성매매를 하자고 제의했을 때 이를 제지하거나 거부하는 사람 없이 함께 동행한 경험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며 “성구매의 주된 동기는 남성들 사이의 유대 및 연대의식 강화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로 ‘성매매는 불법’이라는 인식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3.1%(1117명)는 ‘성매매가 처벌을 받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2009년의 69.8%보다 무려 23.3%포인트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