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5%이내 적정” 57%
“정부 경제정책 못하고 있다” 66%
부동산 대책 부정적 평가 압도적
2020년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을 두고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0%에 육박하는 부정 응답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졌지만, 이 또한 지난해의 급격한 성장률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여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에 대한 평가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여전히 부정적 답변이 앞섰다. 경기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정 평가가 앞선 가운데 적정 최저임금 인상폭 또한 낮아졌다. 서울의 기록적인 집값 급등을 낳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압도적으로 부정적 답변이 우세했다. ▶관련기사 4·5면
헤럴드경제가 최근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주요 오피니언리더 100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도 기업환경설문조사’ 결과, ‘2020년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예측하느냐’는 질문에 부정적인 예측이 49%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의 79% 보다는 크게 낮아진 수치다.
‘약간 나빠질 것이다’가 38%, ‘매우 나빠질 것이다’가 11%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예측은 ‘약간 좋아질 것’이 21%로 집계됐다. 지금과 비슷할 것이란 응답도 29%에 달했다.
지난해의 압도적 부정 전망에서 그나마 개선된 데는 반도체와 수출 등이 지난해 크게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전반적인 경기 부진 속에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문재인 정부의 전반적인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에 대해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6%를 차지했다. ‘과거와 다를 게 없다’는 의견도 19%였으며,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일자리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도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53%로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70% 보다는 다소 평가가 나아졌다.
정부의 재정 정책 효과로 통계상으로는 일자리가 회복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40대와 제조업 일자리 등에서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부정 평가의 우세를 낳은 것으로 해석된다.
현 정부의 대표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고자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부정 응답이 앞섰다.
응답자의 58%가 부정적 평가를 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16%에 불과했다. 최저임금 인상폭에 대한 응답은 지난해와 달라졌다. 기대 인상폭이 더욱 낮아졌다.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최저임금 인상률 수준에 대해 절반이 넘는 57%의 응답자가 ‘0~5%’를 꼽았다. 이는 지난해 49%에 달했던 ‘5~10%’에서 크게 변화된 모습이다. ‘5~10%’라 답한 응답자는 28%였다. 최저임금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해마다 평균 6%가량 오르다 2017년과 2018년 두자릿수의 인상을 거듭한 끝에 올해는 시간당 8590원으로 책정돼 있다.
50인 이상 기업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되는 근로시간 단축의 방향에 대한 응답도 달라졌다. 지난해 대체로 취지에는 동의하던 모습에서 올해는 평가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부정 응답이 50%로 절반을 차지했고, 긍정 응답은 26%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긍정 응답이 39%, 부정 응답이 32%였다.
지난해 ‘9·13 대책’에 이어 강도를 높인 ‘12·16’ 대책을 내놓는 등 규제를 강화해가고 있는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압도적으로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가 39%, ‘약간 잘못하고 있다’가 32%였다. 그나마 긍정답변은 ‘약간 잘하고 있다’로 6%에 불과했다.
혁신성장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지원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41%가 부정적 평가를 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3%였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2%였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