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상설치부터 도서관까지…김구 전면에 내세운 경찰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경찰이 김구 선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친일 경찰, 고문경찰’로 기억되던 과거 경찰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경찰청장)을 지낸 김구 선생의 이력을 강조하면서다. 경찰청에 김구 선생 흉상을 세운데 이어, 경찰대학 도서관 이름도 ‘김구도서관’으로 바꿨다.

지난 27일 경찰대학에서는 ‘김구도서관’ 현판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경찰대학과 중앙경찰학교에는 김구재단에서 기증한 ‘김구 흉상’이 설치됐다. 김구 선생이 경찰에게 선물한 “국민의 경종이 되소서”라는 휘호의 의미를 담은 ‘국민의 경종’도 세워졌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제막식 행사에 참석해 “경찰대학 도서관이 국내 공공시설물 중에서는 유일하게 백범 김구 선생의 성함을 공식 사용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또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 나의 소원에서 ‘오로지 높은 문화의 힘’을 강조하셨고, 1947년에는 경찰교양지 민주경찰을 통해 ‘경찰은 배우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판제막식에 참석한 김구 선생 손녀인 김미 김구재단 이사장은 “경찰 교육생들의 마음속에 김구 선생의 사상과 정신이 굳게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경찰청이 김구 선생을 본격적으로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민 청장이 취임하고서부터다. 민 청장이 경찰청 차장 시절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찰청 내 임시정부테스크포스(TF) 팀이 만들어졌고, TF 팀을 중심으로 경찰 역사 세우기가 본격화 됐다. TF 탐운 김구 선생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 뿐만 아닐 독립운동을 한 경찰 발굴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경찰청은 매년 8월 12일을 임시정부경찰 기념일로 정하고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으로 취임한 100년전 8월12일을 기린 것이다. 처음으로 열린 임시정부 경찰 기념일에 맞춰 경찰청에는 김구 선생 흉상이 설치됐다.

민 청장은 흉상 제막식에서도 김구 선생을 강조하면서 “우리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아직까지 높지 못한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며 “대한민국 현대사와 함께 해 온 한국 경찰의 역사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여전히 국민들에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던 ‘순사’의 이미지는 오랜 시간 대한민국 경찰을 짓눌러 온 주홍글씨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제 오늘, 우리 경찰은 그간의 부정적 인식을 벗고 비로소 참된 경찰 정신의 표상을 찾아 오로지 국민만을 위한 경찰로 바로 서고자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