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주장 작가, 김수현 상대 억대 소송 항소심도 패소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표절 시비…법원 “유사성 없어”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SBS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김수현(76) 작가의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2007년 작)가 불륜 소재를 내세운 ‘옥희, 그 여자’를 표절했다는 시비에 휘말렸지만, 법원이 두 작품 사이에 유사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4부(부장 홍승면)는 작가 류경옥 씨가 김수현(본명 김순옥) 작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류 작가는 2006년 ‘옥희, 그 여자’라는 제목의 드라마 시놉시스와 전체 줄거리를 집필해 저작권 등록을 했다. 그는 이 시놉시스를 수앤영프로덕션 본부장에게 보여줬는데, 김 작가가 이를 전달받아 표절한 작품이 바로 ‘내 남자의 여자’라고 주장했다. 두 작품 줄거리의 큰 줄기는 여자주인공의 남편이 주인공의 친구와 불륜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김 작가가 류 작가의 저작물을 전달받아 이를 토대로 집필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냈다. 재판부는 “두 작품의 창작적 표현방식에 해당할 등장인물들의 구체적 관계와 역할, 갈등의 구체적 양상, 결말의 구체적 내용이 모두 다른 이상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류 작가는 김 작가가 ‘내 남자의 여자’로 벌어들인 수익 중 일부인 2억1000만원도 자신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류 작가는 불륜녀가 결국 남편과 헤어지고 외국으로 돌아간다는 결말과 작중 불어 ‘메르시 보꾸’를 ‘며루치 볶음’으로 표현한 장면, 불륜 증거수집을 위한 심부름센터 이용 장면 등을 근거로 재차 유사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이 상투적인 표현(클리셰)이거나, 보편적으로 알려진 말이라고 봤다.

류 작가는 2017년 김 작가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소송을 냈다. 김 작가는 류 작가로부터 저작권법위반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검찰에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