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과는 “위임받은 권한 상호 존중” 언급

검찰 인사 질문에는 “적절한 시기에 말씀드릴 것”

오늘 본격 검증 준비 시작… 과거 검찰과 악연도 주목

추미애 법무장관 후보자 첫 출근…“검찰개혁 향한 국민 기대·열기 더 높아져”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 6층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추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대구 경북여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광주고법 판사, 춘천·인천·전주지법 판사를 지냈다. 이후 정치계에 입문, 제15·16·18·19대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역임한 현역 국회의원이다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지명 받은 이후 국민께서 검찰 개혁을 향한 기대와 요구가 더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시급한 일은 장기간 이어진 법무분야의 국정 공백을 시급히 메우는 일이다.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청문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

추미애(61·사법연수원 14기)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9일 오전 첫 출근길에서 이같이 밝혔다. 추 후보자는 서울 양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나서며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의 요체는 국민께서 안심하시는 것,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59·23기) 전 검찰총장과 통화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단순한 인사였다”고만 밝혔다. 추 후보자는 “(검찰총장과는) 헌법과 법률에 의한 기관 간의 관계지, 개인 간의 관계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어디까지나 헌법과 법률에 위임 받은 권한을 상호간에 존중하고 잘 행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취임 이후 인사를 단행해 청와대 관련 의혹 수사팀을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현재 청문회 준비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적절한 시기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팀이 정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추 후보자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도 시작됐다. 준비단장은 이용구(55·사법연수원 23기) 법무실장이 맡았고, 이종근(50·28기)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김창진(44·31기) 형사기획과장, 천정훈(52) 기획재정담당관, 심재철(50·27기)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등이 준비단에 합류했다.

추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5선까지 한 만큼 큰 무리 없이 인사검증 과정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자는 지난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서울 광진구 소재 아파트와 서울 영등포구 소재 오피스텔을 비롯해 14억 600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56억 원대 자산을 보유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비교해 재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검찰개혁안 등 정책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후 ‘현역 의원 불패’ 신화가 이어진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추 후보자가 임명직을 그동안 한 번도 맡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바른미래당에서도 비판적 논평을 내는 등 야권에서 검증을 벼르고 있어 인사청문회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개혁을 내세우는 추 후보자는 2016년 10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되는 등 검찰과 악연도 있다. 추 후보자는 “서울동부지법을 광진구에 그대로 두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힌 것이 허위사실이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의원직을 유지하는 데는 영향이 없는 벌금 80만원형이 확정됐지만, 추 후보자는 검찰이 야당 대표를 향해 부당한 기소를 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