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족에 연봉 송금·자산 취득했다면 국내 거주자로 봐야

누락 소득세 9억여원 납부 판결

중국 프로축구 구단 활동 선수…법원 “한국에도 소득세 내야”
서울행정법원[법원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중국 프로축구 구단에서 활동해도 국내 거주자로 인정된다면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4부(부장 조미연)는 프로축구선수 김 모 씨가 성동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 씨는 해외 활동중에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고, 직업과 자산상태에 비추어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인정된다”며 “소득세법상 거주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생계를 가까이하는 가족이 있다면 거주자를 소득세 납세의무자로 삼는다. 또 김 씨가 국내로 송금한 연봉은 가족의 생활비로 쓰였고, 부동산과 자동차 구입까지 이뤄진 점을 고려했다.

이미 중국에서 소득세를 냈더라도 우리나라에서의 납세의무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 씨는 한·중 조세조약에 따른 우리나라와 중국의 거주자에 해당한다”며 “우리나라와 중국에 모두 항구적 주거를 두고 있으나 인적·경제적 관계가 더욱 밀접하게 관련된 나라는 우리나라”라고 밝혔다. 결국 김 씨는 이중거주자인데, 30억원이 넘는 연봉 소득 대부분을 국내로 송금한 점과 국내에서 자산을 취득한 점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에 납세의무가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016년 중국 A구단과 3년여간 입단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2년간 중국 프로축구에서 활동했다. 그러면서 2016년도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하며 연봉 33억6000여만원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성동세무서는 김 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9억여원의 종합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하도록 고지했다. 이에 불복한 김 씨는 조세심판원을 찾았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냈다.